한국팀 호텔 담 넘어 우즈벡 숙소가 [한혁승의 포토어택]

[마이데일리 =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 한혁승 기자]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오는 5일 밤 12시(이하 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우즈베키스탄과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10차전을 앞두고 있다.

한국은 승점 14점으로 2위, 우즈벡은 12점으로 시리아와 동률이지만 골득실에 밀려 4위를 기록중이다. 양팀 모두 월드컵 진출을 위해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중요한 경기다.

우즈벡 축구협회는 전면 비공개로 한국 취재진의 접근을 차단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우즈벡 대표팀의 숙소도 모르는 상황. 그런데 3일 본 기자가 묶는 숙소 엘리베이터 앞에서 낯익은 얼굴을 마주쳤다. 바로 우즈벡 대표팀의 미드필더 제파로프였다.

제파로프는 "안녕하세요"라고 한국말로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반갑다는 인사에 엄지를 치켜 세웠다. 제파로프는 한국 팬에게 가장 익숙한 우즈벡 출신 축구선수다. 지난 2010년부터 2011년까지 FC서울에서 활약하고 그 후 2013년과 2015년엔 성남FC, 울산 현대에서 멋진 활약을 했다.

제파로프와의 인연은 지난 2012년 9월 우즈벡에서도 있었다. 한국과 우즈벡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을 취재할 당시 예선전 경기를 앞두고 우즈벡과 쿠웨이트의 평가전을 취재할 때였다. 제파로프가 코너킥을 차러 코너로 올 때 사진기자 쪽으로 굴러온 공을 건네자 "감사합니다."라며 한국어로 인사를 했다. 평가전이였지만 경기중 사진기자에게 그것도 한국말로 인사를 건네는 친절한 제파로프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제파로프를 본 기자가 묵는 호텔에서 본 것이다. 본 기자는 한국팀 숙소인 하얏트 리젠시 호텔과 담장 하나를 두고 바로 옆에 있는 시티 팰리스 호텔에서 묵고 있다. 우즈벡 대표팀의 숙소가 바로 시티 팰리스 호텔이었다. 호텔 앞에서는 우즈벡 대표팀의 버스가 매일 훈련장에 선수들을 태우기 위해 대기를 한다. 러시아 월드컵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상대를 꺾어야만 하는 한국과 우즈벡 축구대표팀이 담장 하나를 두고 결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로비에서 만난 우즈벡 축구관계자는 한국팀이 바로 옆 호텔에서 묵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일부 한국 취재진이 우즈벡 대표팀과 같은 호텔에 묵고 있는 사실엔 당황한 눈치였다. 모든 훈련 일정에 한국 취재진의 접근을 막고 있는 우즈벡 축구협회가 한국 취재진이 묵고 있던 숙소에 본진을 꾸린 셈이다. 담장 하나에 결전을 준비 중인 한국과 우즈벡은 러시아 월드컵 진출을 위해 오는 5일 열리는 경기의 승리를 위해 준비 중이다.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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