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리뷰]‘다크타워:희망의 탑’, 맥없는 스토리·힘빠진 차원이동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두 개의 차원이 공존하는 세상에서 악의 세력은 세상의 균형을 유지하는 다크타워를 파괴하려 하고, 이를 수호하려는 건슬링어들은 대부분 죽는다. 최후의 건슬링어 롤랜드(이드리스 엘바)는 마지막 예지자 아라 캠피그넌(수현)에 의해 자신의 운명을 깨닫고 유일한 희망인 소년 제이크(톰 테일러)와 함께 악의 추종자인 맨인블랙 월터(매튜 맥커너히)에 맞서 싸운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 스티븐 킹은 ‘캐리’ ‘샤이닝’ ‘미저리’ ‘쇼생크탈출’ 등 유명 영화의 원작자로 할리우드에서 명성이 높다. 할리우드 스튜디오가 스티븐 킹이 33년간 집필한 8권 짜리 필생의 역작 ‘다크타워’에 군침을 흘린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방대한 대서사를 1시간 35분으로 줄이는 과정에서 맥없는 스토리와 힘빠진 차원이동만 남았다.

월터는 제이크를 이용해 다크타워를 무너뜨리고 모든 존재를 파괴하려 하는데, 그 이유를 선명하게 담아내지 않는 우를 범했다. 동기부여가 확실치 않아 몰입하기가 어렵다. 그는 고대의 악마같은 존재로, 범접하기 힘들 정도의 막강한 능력을 갖췄다. 시공간을 초월하며 초자연적인 능력을 통해 물체를 자유자재로 이동시키고 스치는 손 끝만으로 사람의 정신까지 조종한다. 이에 대항하는 롤랜드의 무기는 권총 뿐이다. 선과 악의 능력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뤄야 긴장감이 조성될텐데, 이 영화의 균형추는 한쪽으로 기울어졌다. 클라이막스에서 둘의 대결이 강렬한 임팩트를 남기지 못하는 이유다.

제이크 중심의 이야기 전개도 영화의 추동력을 약화시킨다. 원작이 월터와 롤랜드의 대결에 기반을 두고 있는 반면, 영화는 제이크의 시선을 중시하면서 이야기의 폭을 좁히는 역효과를 불러왔다. 꿈에서 타크타워, 건슬링어, 맨인블랙을 보는 악몽에 사로잡히고, 주변에서 정신이산자, 왕따 취급을 받는 제이크가 온갖 모험을 겪고 성장하는 스토리는 제대로 구현되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원작의 세계관과도 어울리지 않는다.

원작에 매혹된 팬들이라면 이렇게 외칠지 모른다.

“언젠가 리부트 될거야!”

[사진 제공 = 소니픽처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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