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진의 틈] '죽사남' 역대급 무리수 엔딩…두 눈을 의심했다

[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논란'으로 시작해 '놀람'으로 끝난 드라마다.

24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죽어야 사는 남자'(극본 김선희 연출 고동선 최정규)가 뜬금 없는 비행기 추락 사고 엔딩으로, 시청자의 상상에 맡겨버리는 '열린 결말'을 선택해 시청자의 원성을 낳았다.

열린 결말이 뒷이야기를 추론하며 결말의 여운을 간직하기 보다, 작가가 수습하지 못한 뒷감당을 시청에게 떠넘겼다는데 따른 비판이다.

사이드 파드 알리 백작(최민수)과 이지영A(강예원), 강호림(신성록), 이지영B(이소연) 등 이들의 주변 인물들이 전용기에 함께 올라 여행을 가는 설정까지는 훈훈했다. 하지만 드라마는 한발 더 나아가 비행기를 추락시키고 기적적으로 살아 남은 인물들의 망연자실한 표정을 담으며 극을 마무리 시켰다.

시즌2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면 또 모르겠다. 그렇다 하더라도 주제의식조차 없는 이런 식의 엔딩은 허무하다. 배우들의 열연조차 무너뜨려 버린 결정의 대가를 왜 시청자가 떠안아야 한단 말인가.

'죽어야 사는 남자'는 후반부로 가며 막장으로 내달음질 했다.

특히 최종회에선 수 없이 입이 벌어졌다. 백작의 숨은 아들이 뜬금없이 등장하고 지영A가 아버지인 백작의 얼굴을 주먹으로 내리치는 장면은 무리수 그 자체였다. 하늘 아래로 곤두박질친 비행기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의 손엔 왜 노래방 마이크와 탬버린을 쥐였을까.

배우들의 연기력을 실감케 한 것 외 '죽어야 사는 남자'는 그 어떤 캐릭터, 메시지도 성공하지 못 했다. 이슬람 문화 왜곡 논란으로 시작해 부실한 전개로 실망감을 안긴 드라마였음에도, 매 신 허투루 연기하지 않은 배우들의 자존심을 지켜준 건 '두 자릿수 시청률'뿐이었다. 느닷없는 결말을 마주 한 시청자들에겐 허탈감만 남았다.

[사진 = MBC 방송 화면]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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