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SBS가 또 가족 예능을 쏟아내고 있다. 개편을 맞아 가족 단위의 출연자를 내세운 예능으로 재미를 보고 있지만 분명 명과 암은 공존한다.

앞서 SBS는 이미 한 차례 가족 예능이 휩쓸고 간 바 있다. '오! 마이 베이비', '아빠를 부탁해' 등이 다수의 연예인 가족 출연으로 재미를 봤다. 스타들의 육아를 보여준 '오! 마이 베이비'와 아버지와 성인이 된 딸의 소통 과정을 그린 '아빠를 부탁해'는 스타들의 사생활을 궁금해 하는 시청자들의 흥미를 이끌어내기 충분했다.

그러나 두 프로그램 모두 명과 암이 함께 했다. '오! 마이 베이비'는 육아 예능 후발주자로 SBS의 대표 육아 예능이 되려 했다. 다양한 스타들을 출연시키며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각기 다른 육아 방법은 시청자들로부터 좋은 반응만 이끌어낼 수 없었다. 또 호화로운 환경에서 육아하는 모습은 공감은 커녕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한다는 지적도 상당했다. 결국 '오! 마이 베이비'는 저조한 시청률과 함께 퇴장했다.

'아빠를 부탁해' 역시 초반 화제를 모은 것에 비해 좋은 평가만 받지는 못했다. 이미 성인이 된 자녀와 함께 나오다 보니 스타 부모들의 자녀 홍보가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조재현 딸 조혜정과 강석우 딸 강다은이 배우 지망생이었기에 이같은 시선은 당연했다.

육아 예능과 마찬가지로 스타들의 호화스러운 집과 생활 등도 공감보다는 반감을 이끌어냈다. '아빠를 부탁해'도 오래 가지 못했다.

이에 최근까지는 가족 예능이 주춤한 듯 했다. 그러나 SBS는 '미운 우리 새끼'로 화제성과 시청률을 다 잡자 다시 가족 예능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미운 우리 새끼'는 노총각 연예인들의 일상을 그리는데 그치지 않고 그 모습을 어머니들이 스튜디오에서 관찰하며 보이는 반응에서 의외의 재미를 얻었다. 어머니들의 인기가 치솟아 좋은 결과를 얻었다. 그러나 '미운 우리 새끼' 역시 긍정적인 반응만 낳지는 않았다. 어머니들도 아들의 일상이 공개되고 자신들 역시 미디어에 노출된 만큼 악플을 신경 쓰고 있음을 여러 차례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SBS는 '미운 우리 새끼'의 성공으로 가족들에 눈을 돌렸다. 출발은 성공적이다. 개편을 맞아 연예인 아내들의 여행과 그 모습을 지켜보는 남편들의 모습을 그린 '싱글와이프', 부부들의 일상과 그 속에서의 동상이몽을 그린 '동상이몽2-너는 내운명'이 차례로 인기를 모았다.

이에 SBS는 이미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로 가족 예능 경험이 있는 추성훈 가족을 섭외해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26일 첫방송 되는 '추블리네가 떴다'는 몽골에서 14일 간 생활하는 추성훈, 야노 시호, 추사랑의 모습을 그린다. 여행이라는 변주를 줬고, 추성훈 가족 외의 출연자들도 있지만 어찌 됐든 가족 예능이 또 탄생한 것이다.

이미 목요일 심야 예능 프로로 '자기야-백년 손님'이 자리 잡고 있는 만큼 SBS는 평일과 주말 모두 가족 예능에 기대게 됐다.

프로그램도 유행을 따르는 만큼 가족 예능이 인기를 모으면 가족 예능이 우후죽순 생겨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렇게 한순간의 화제성에 집착한 나머지 과거의 부정적인 반응을 잊고 곧바로 가족 예능을 찍어내는 것은 좋아 보이지만은 않는다. 살짝 변화만 있을 뿐이지 예능인이 아닌 연예인들의 일반인 가족의 출연은 프로그램의 다양성도 해친다.

연예인과 달리 가족들은 일반인이기 때문에 오는 단점도 있다. 미디어에 노출되는 이상 평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고, 유명세도 무시할 수 없다. 한순간의 인기는 달콤할지 모르지만 방송이 업이 아닌 일반인들은 다양한 반응이 점차 부담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단순히 출연과 함께 따라오는 관심을 좋게만 받아들일 수는 없는 상황이 오게 되는 것이다.

SBS는 어느 정도 조율이 필요해 보인다. 저조한 예능 시청률에 허덕이던 SBS의 과거를 생각하면 지금의 성적이 만족스러울 수 있지만 한쪽으로만 쏠리는 현상은 어떤 상황이 됐든 좋은 현상은 아니다.

[사진 = SBS 제공, SBS 방송캡처]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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