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②] '바디 액츄얼리' 이지윤 PD "SNS 큰 호평, 놀랍고 감사"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남자 PD와 여자 PD의 성 비율은 50대 50이에요."

케이블채널 온스타일 '바디 액츄얼리' 연출을 맡고 있는 이지윤 PD는 조금 놀라운 사실을 전했다. 여성의 몸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프로그램이고 2034 여성이 주 타깃층인 채널의 프로그램인 터라 당연히 모두 여자 PD로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남자 PD들 또한 그만큼 많은 비중을 담당하고 있었다.

"초반에는 걱정을 했어요. 여자의 몸에 대해서 모르는 남자들이 많더라고요. 어떤 주제로 얘기를 해보면 낯뜨거워서 말을 못하는 모습을 지켜봤어요. 여자 스태프들끼리만 해볼까, 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하니까 여자끼리만의 이야기가 만들어지더라고요. 그런데 이 컨텐츠는 여자만 보는 건 아니에요. 딸, 아들과 함께 봤으면 좋겠는데 그 부분에 대한 접점이 없다는 걸 느꼈고 중간 접점을 잡는 데에 남자 스태프가 조심하게 됐어요."

앞서 산부인과에서 질염 검사를 촬영에서는 여자 PD만이 진료실에 들어갔다. '바디 액츄얼리'는 여자와 남자 PD가 동등하게 토론해서 기획하되, 세 명의 여자 MC들과 시청자들을 모두 고려해 여자 PD가 진료실 내부를 촬영하고 편집까지 여자 PD가 담당한다.

"그런 얘기들을 사전에 약속하고 시작했어요. 남자 스태프들이 그럼에도 실수하는 부분들이 초반에는 있었어요. 그런데 콘텐츠를 계속 다루다보니까 그들의 의식도 바뀌더라고요. 몸에 대해 가족과 이야기하는게 친근해졌다는 얘기를 들었고 내부에서도 그런 시각이 바뀌고 있는 걸 느꼈어요."

이지윤 PD에게 아이템 선정 기준을 물었다. 앞서 1회에서는 생리를, 2회에서는 여성의 질과 질염 등에 대해 다뤄졌다. 또 3회에서는 털에 대해 그려질 예정.

"1회 생리 편에서는 금기를 깨보자는 생각으로 하게 됐어요. '터부', '타푸아'가 생리라는 말인데 터부를 깸과 동시에 생리에 대한 터부를 깬다, 라는 것으로 시작했던 것 같아요. 그 이후에는 관심도가 높았던 질염에 대해 접근했는데 산부인과에 대한 두려움, 질염을 대놓고 말하지 못하는 두려움에 대해서 먼저 보여주고 싶어서 질염 검사를 진행했어요. 1, 2회를 통해서 어느 정도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가감없이 얘기하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만들어지면 어떤 것을 얘기해도 상관없겠다고 생각했어요."

'바디 액츄얼리'는 산부인과 의사 뿐만 아니라 해외의 여러 전문가들과 화상 연결을 해 이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2회에서는 질 유산균계의 세계적인 전문가 그레고르 레이드와 스카이프 연결을 통해 생생한 이야기를 전해 들을 수 있었다. MC 김지양이 직접 인터뷰에 나서 더 시선을 끌기도 했다.

"김지양 씨는 해외에서 활발히 활동한 모델이었어요. 해외 플러스 사이즈 모델을 뽑는 곳에 지원해서 세계적으로 9위를 했고, 외국에서는 그러한 인식들이 많이 열려있는 것 같아요. 뚱뚱하든 말랐든, 좀 자기 몸에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고 전체적인 자존감을 갖고 있으면 멋진 것 같아요."

'바디 액츄얼리'를 통해 어떤 반응과 이야기를 듣고 싶은지, 연출자로서의 바람을 물었다. 이지윤 PD는 "이미 들은 것 같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첫 방송 나가고 나서 시청률을 보고 너무 실망해서 슬프게 잠들었다가 다음날 SNS에서 빵 터진 것을 보고 정말 놀랐어요.(웃음) 댓글 하나하나가 정말 듣고싶었던 얘기였어요. '하고 싶었던 얘기였는데 이 프로그램에 해준다'는 댓글도 좋았고 14세 아이와 질 편을 같이 봤는데 방송 끝나고 거울을 들고 말없이 들어가서 '엄마 난 괜찮아'라고 말을 했다는 댓글도 있었어요. 앞으로도 엄마와 딸이 같이 보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좋겠어요. 자존감을 높이고 주체적인 생각들, 당당하게 여기는 모습들, 인식의 변화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관심을 높였으면 좋겠어요."

한편 '바디 액츄얼리'는 매주 토요일 밤 11시 30분에 방송된다.

[이지윤 PD. 사진 = CJ E&M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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