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①] '수트너' 남지현 "어린 이미지 해결할 문제, 천천히 가야죠"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배우 남지현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극적인 변화를 원하는 대중도 많을테지만 남지현은 본인에게 그런 변화는 오히려 독이 될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때문에 서서히 변화하고 있고 그 과정을 즐기고 있다.

최근 종영된 SBS 새수목드라마 '수상한 파트너'(극본 권기영 연출 박선호, 이하 '수트너')도 그 과정에 있다. 전작 MBC 드라마 '쇼핑왕 루이' 속 복실이와 '수트너' 속 은봉희는 비슷한 이미지가 보이지만 확실히 변화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 모습이다.

드라마 종영 후 만난 남지현은 "나는 되게 잘 빠져 나오는 스타일이다. 거의 끝나자마자 일상 생활이 시작되면 바로 빠져 나온다"며 한층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

연기에 대한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85점. "만족이라는 건 잘 해본적이 없어서 최소한의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대로 보여드렸는지 항상 확인하고 판단한다"며 "그래도 이번에는 보여드리고 싶은 모습을 보여드렸는데 잘 받아들여 주신 것 같아서 괜찮았다"고 밝혔다.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작품인나 캐릭터를 맡게 될 때 캐릭터 성격이나 기준이 예전의 익숙함을 갖고 오되 그 익숙함보다 더 큰 새로움을 보여드리는게 목표예요. 지난 번 캐릭터 복실이와 비슷한 면이 있었죠. 고난이나 어려운 일에 씩씩하게 하고 좌절하지 않고 마이웨이로 이겨내려고 하니까요. 전체적으로는 비슷했죠."

하지만 확실히 고복실과 은봉희는 달랐다. 그는 "'수트너'에서 처음으로 전문직을 가진 캐릭터를 해서 좀 더 성인으로서 어른들의 연애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외적으로도 스타일링에 있어 이전 드라마에서 보지 못했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점차 변하는걸 보여주고 싶어요. 변화를 모르겠는 것들이 처음과 끝을 봤을 땐 '이렇게 변했구나' 하게 하는게 목표죠. 아마 '가족끼리 왜 이래' 서울이와 복실이는 더 다른 점을 못 느꼈을 거예요. 비슷한 분위기, 감정선을 갖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이번 은봉희 캐릭터에서는 표현에 있어 스스로 끊임없이 도전했어요. 느끼는 것엔 개인차가 있겠지만 그런 반복을 통해 점점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수트너'를 통해 변화를 꾀했지만 물론 남지현 역시 걱정을 했다. 주위의 걱정도 인지하고 있었다. "은봉희와 나이나 캐릭터가 맞지 않을까봐 감독님, 시청자 분들 등 다들 걱정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지)창욱 오빠와의 어울림 등에 대해서도 고민하셨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그러나 새로운 도전을 택한 '수트너' 제작진 및 남지현의 뜻은 이같은 걱정이 기우였음을 입증했다. 남지현 역시 "나 스스로도 '아, 걱정이다' 했는데 다행히 좋아해주는 분들이 있어서 다행"이라며 안심했다.

"어려보이는 것은 제가 당연히 해결해야 되는 문제예요. 사실 그건 맞고요. 내가 생각하는 나와 시청자 분들이 생각하는 남지현의 이미지에는 당연히 차이가 있어요. 시청자들이 저를 훨씬 어리게 생각하는 것도 알고 있어요. 근데 또 한편으로는 제가 갖고 있는 여러가지 모습들을 많이 못 보셨잖아요. 단편적인 모습만 보셨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차근차근 다채로운 면들을 천천히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고 만들어가는 작업중이에요."

남지현은 아역 출신의 핸디캡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 그러나 조급해 하지 않았다. 시청자들의 생각을 충분히 알고 있기에, 또 자기 객관화가 되기에 가능한 여유가 있었다. 천천히 변화하고자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남지현은 "서서히 변화해 가는 게 아역에서 성인으로 넘어오는 가장 중요한 키포인트라고 생각한다. 근데 그 작업이 짧은 시간 안에 되는게 아니란 건 알고 있다"며 "10여년 동안 아역을 해왔는데 1~2년 만에 깨트릴 수는 없죠. 천천히 갈 생각"이라고 털어놨다.

"마음이 급하진 않아요. 큰 행운이라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성인이 돼서 했던 드라마들이 결과가 좋았다는 거예요. 받아들이는 분들도 잘 받아들여 주셨요. 그래서 앞으로도 지금만 같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큰 행운이고 감사하기 때문에 이왕 시작한 거 꾸준히 잘 바라봐 주시면 좋겠어요. 작은 차이라도 변화를 계속 보여드릴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이니까 꾸준히 지켜봐셨으면 좋겠다고 소망해요."

[남지현. 사진 = 매니지먼트 숲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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