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③] '수트너' 동하 "완전 몰입, 지창욱 멱살에 진짜 기분 나쁘더라"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MD인터뷰②]에 이어

배우 동하는 SBS 수목드라마 '수상한 파트너'(극본 권기영 연출 박선호, 이하 '수트너')의 최대 수혜자나 다름 없다. 범인 정현수 역을 맡아 섬뜩한 살인자 연기로 노지욱 역 지창욱과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한 만큼 시청자들 뇌리에 깊이 박혔다.

노지욱이 정현수가 범인이라는 것에 확신이 생기고, 그와 적대 관계에 놓이게 되면서 지창욱, 동하의 연기 대결은 매번 화제가 됐다. 눈으로 보이는 대립 뿐만 아니라 포커페이스를 유지한 채 돌려 말하는 날선 대사들이 두 사람의 연기력으로 더욱 극대화됐다.

동하는 지창욱과의 대립 연기에 대해 "너무 재밌었다"며 촬영 현장을 떠올렸다. 그는 "이번에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게 처음 말하는데 몰입이 완전히 된 상태에서 초반부가 지나고난 뒤 옥상 촬영 때 멱살 잡히고 벽에 밀쳐지는 장면이 있었다"고 운을 뗐다.

"슛이 들어가는 상황이 아니었어요. 리허설을 할 때였는데 노지욱이 정현수 멱살을 잡고 벽에 밀쳐지는데 정현수는 웃어요. 근데 보통 리허설을 할 때는 합을 맞추는 과정이니까 그런 기분이 안 드는데 이번에는 진짜 기분이 나쁜 거예요.(웃음) 사실 정현수라면 진짜 기분이 나빠야 되는 건 맞아요. 근데 진짜 기분이 나빠서 감독님한테 '빨리 들어가시죠'라고 한적이 있어요. 사실 (지)창욱이 형이 만약 그 정도 에너지를 주지 않았으면 저도 그런 에너지가 안 나왔을 거예요."

앞서 지창욱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동하를 칭찬했다. "동하와는 촬영 순간순간 어떨 때는 서로가 날이 서있기도 했다. 그렇다고 서로가 감정적으로 치고박고 하는건 아니었지만 그런 긴장감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촬영했던 것 같다. 오히려 관계에 있어서 도움이 됐다"며 "그 친구랑 다시 작업을 하면 더 재밌게 작업할 수 있을 것 같다. 너무 재밌었고 자극도 많이 받고 즐겁게 작품했던 것 같은데 다음 작품에 혹시나 만나게 되면 제대로 한 번 진짜 즐겁게 해보고싶다"고 말했다.

이에 동하 역시 "(지)창욱 형과의 촬영이 너무 재밌었다. 사실 촬영장에서도 말을 많이 주고 받지는 않았지만 서로 일부러 다가가지 않은 것도 있다"며 "인간적으로는 친해지고 싶은데 역할 자체가 대립 관계이다 보니까 그러면 안 되겠더라. 친해져서 서로 웃다가 슛 들어가기가 사실 애매하지 않나. 창욱이 형도 똑같이 얘기해서 서로 웃었다"고 설명했다.

"창욱이 형도 진짜로 했고 그래서 저도 진짜로 했어요. 기억에 남는 대사나 장면이 너무 많아요. 다 좋았죠. 가벼운 대사 하나조차 다 기억에 남으니까요. 아! NG 냈던 때가 기억나요. 전 집중력이 높은 편인데 연기를 하다가 창욱이 형이 너무 잘 생겨서 집중이 깨졌어요. 원래 그렇게 집중력이 깨지는 스타일이 아닌데 늘 보던 사람인데도 너무 잘 생긴 거예요. 창욱이 형이 빨리 제대해서 또 같이 연기하면 좋겠어요. 그 전에 얼른 만나서 소주 한 잔 해야 되는데..

지창욱 덕에 역에 더 몰입하니 연기 또한 더 깊어졌다. 특히 정현수는 결코 쉽지 않은 역할이었기 때문에 연기에 대한 재미도 더 느낄 수 있었다. 몰입도 높은 연기를 선보이니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는 것은 당연했다.

"연기는 워낙 어릴 때부터 꿈을 꿔왔던 거고 학생 때 데뷔를 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스타나 방송 연예인이 되려고 시작한게 아니라 연기하는 사람이 되려고 한 것"이라며 " 유명, 무명, 인지도 등은 딱히 중요하지 않다. 전혀. 나는 나름대로 연기하는 이유가 있다. 그래서 늘 연기를 하고 있었다. 계속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꿈을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동하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배우의 꿈을 꿨다. 영화 '아라한 장풍대작전' 속 류승범을 보며 입을 벌리고 '너무 멋있다' 하며 보던 그는 우연히 음료수를 마시려 고개를 돌렸다가 자신과 똑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관객들의 얼굴을 봤다. '아, 저거 해야겠다. 너무 멋있다'는 생각을 가졌고, 자연스레 롤모델은 류승범이 됐다.

"연기를 배우기 시작하니 너무 재밌더라고요. 미친듯이 재밌었어요. 친구들이랑 놀고 맛있는 음식 먹고 수다 떨고 이런 것보다 연기가 훨씬 재밌었죠. 너무 흥미가 있으니 그걸 이길 수 있는 게 없었어요. 그게 노는 거였죠. 연기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재밌어서 분석하고 즐기면서 몇 년을 하다 보니 이거 아니면 안 되겠고, 언제부턴가 내 목숨 만큼 소중해지더라고요. 지금도 연기가 너무 좋아요. 앞으로도 계속 좋아할 것만 같고요. 그만큼 최선을 다 하는 배우가 되고싶어요. 잘 지켜봐주세요."

[동하.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