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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WKBL, 이젠 외인 자유계약제로 가자[김진성의 야농벗기기]
17-07-21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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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젠 결단을 내려야 한다. KBL, WKBL이 외국선수를 자유계약으로 선발해야 한다.

KBL과 WKBL은 예전처럼 2017-2018시즌 외국선수도 드래프트를 통해 선발했다. KBL은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트라이아웃을 거쳐 21일 드래프트를 실시했다. WKBL은 여름에 진행되는 WNBA 시즌을 감안, 여름에 국내에서 드래프트만 실시한다. 올 시즌에는 지난 10일 지명을 마쳤다.

KBL이 자유계약제로 외국선수들을 영입한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곧 드래프트제로 회귀했다. WKBL은 꾸준히 드래프트로 외국선수를 지명했다. 외국선수를 자유계약과 드래프트로 선발하는 것 모두 장, 단점이 있다. 분명한 건 자유계약보다 드래프트의 맹점이 훨씬 더 많다는 점이다.

자유계약은 드래프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수 영입에 드는 비용이 많다. 말 그대로 자유경쟁체제이니 선수의 몸값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과거 KBL 일부 구단들은 현지 에이전트에게 터무니 없이 높은 금액을 요구 받기도 했다. 에이전트들이 외국선수 의존도가 높은 KBL의 특수성을 역이용, 몸값을 의도적으로 높이는 경우도 있었다.

반면 드래프트로 선발된 선수는 정해진 금액을 받는다. 현재 KBL 1라운드 외국선수는 3만달러, 2라운드 외국선수와 대체선수는 2만달러의 월봉을 수령한다. WKBL은 1~2라운드, 대체선수 모두 2만달러를 받는다. 구단들이 드래프트의 맹점을 알면서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건 결국 돈 때문이다.



대부분 KBL, WKBL 지도자는 자유계약을 원한다. 구단이 좀 더 많은 돈을 투자해서 좋은 외국선수들과 함께 하고 싶어 한다. 그래야 좋은 성적을 낼 확률이 높다. 그러나 단장급 이상의 일부 구단 수뇌부들이 자유계약에 반감을 갖는 분위기도 팽배하다.

예산에 여유가 있는 구단들이 자유계약으로 좋은 외국선수들을 선점하면 상대적으로 예산 활용 폭이 좁은 구단 수뇌부들이 팀이 성적을 내지 못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코칭스태프, 프런트가 자유계약을 찬성해도 단장급 이상 구단 수뇌부에서 반대하면 구단이 공개적으로 자유계약으로 가자고 목소리를 낼 수가 없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KBL, WKBL은 비인기 스포츠다. 구단 수뇌부들은 시즌 예산을 더 이상 늘리지 않으려고 한다. 현재 KBL 구단 한 시즌 예산은 6~70억원 수준이다. WKBL 구단들은 3~40억원 수준.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운데 실질적으로 돈을 벌지 못하는 농구단 수뇌부가 모기업에 더 많은 지원을 요구하는 게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다.

농구관계자 A는 "KBL과 WKBL이 유럽 등 타 리그에 비해 외국선수들 월봉이 체납되지도 않고 복지도 좋은 건 결국 정해진 예산 속에서 철저히 움직이기 때문이다. 구단들이 돈이 넘쳐서 외국선수들에게 이것저것 잘해주는 게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지금 KBL, WKBL이 경기력 저하, 흥행 부진에 몰린 건 결국 구단 수뇌부들과 KBL, WKBL 수뇌부 때문이다. 구단들과 KBL, WKBL은 아무런 마스터플랜 없이 눈 앞의 이익에 따라 외국선수 제도를 운영해왔다. 변화도 잦았다.

드래프트로 외국선수를 선발, 운영하는 지금도 일부 구단들이 규정의 허점을 교묘하게 활용, 외국선수에게 적지 않은 돈을 지급하며 시장의 질서를 흐트러트린다는 소문이 나돈다. 이런 상황서 자유계약을 무작정 반대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비용을 많이 들여 좋은 외국선수들을 뽑고 좋은 성적을 올리는 건 경쟁이 기본원리인 프로에 마침맞다. 투자에 인색하면 성적이 나지 않는 건 당연하다.

자유계약으로 전환해도 의외로 비용이 그렇게 많이 증가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다. 어차피 초특급선수가 한국을 찾는다는 보장도 없다. 농구관계자 B는 "특히 WKBL은 드래프트와 자유계약으로 외국선수를 영입할 때 비용 차이가 그렇게 많이 나지 않을 수도 있다. 원하는 선수를 뽑기가 쉽지 않은 드래프트를 고수할 이유가 없다"라고 했다.

KBL, WKBL 구단들은 나름대로 외국선수 수급을 위한 해외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농구관계자 C는 "결국 정보전이다. 드래프트 수준에서 조금만 비용을 더 들이면 얼마든지 괜찮은 외국선수를 데려올 수 있다. 어쨌든 자유계약은 구단이 원하는 선수를 데려올 수 있다"라고 했다.



자유계약으로 많은 돈을 지급하고 데려온 외국선수가 무조건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 과거 일부 NBA 출신 베테랑들의 KBL행은 대부분 실패로 끝났다. 구단의 사정, 감독이 원한 선수를 자유계약을 통해 확실하게 고르면, 자연스럽게 성적으로 희비가 엇갈린다. 그러면서 감독들과 구단들의 진정한 능력이 드러난다. 프로 구성원들이 이걸 부정하면 안 된다.

외국선수 수급루트를 자유계약으로 돌리고 몇 시즌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KBL, WKBL 실정에 맞는 외국선수들의 적정 몸값이 형성될 것이다. KBL 구단들은 수년째 자유계약으로 가면 연봉 상한선을 둘 것이냐, 말 것이냐에 대해서도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당연히 결론이 나지 않았다. 정말 확신이 들지 않는다면 처음에는 몸값 상한선을 두되, 몇 시즌이 흐른 후 단계적으로 없애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구단 예산이 KBL보다 적은 WKBL의 경우 사실상 몸값 제한 없는 완전한 자유계약은 불가능해 보인다. 어쨌든 대부분 관계자, 지도자는 몸값 상한선이 있는 자유계약에 찬성하는 분위기다. 한 WKBL 구단 감독은 "연봉 상한선을 두고 자유계약으로 가는 게 맞다. 외국선수를 다시 1명으로 줄이고 교체는 무제한으로 하는 게 현실적이다"라고 모델을 제시했다. 그러나 WKBL 구단 수뇌부들은 금융권 특성상 KBL 구단 수뇌부들보다 훨씬 보수적인 게 걸림돌이다.

드래프트의 맹점은 명확하다. 실력이 빼어난 외국선수들로선 굳이 테스트 성격의 트라이아웃까지 참가해서 선택 받는다는 보장이 없는 KBL이 탐탁지 않을 수 있다. 그 전에 미리 거액의 보장계약을 제시한 타 리그 구단들에 흔들리는 건 지극히 당연하다.



결국 구단들은 뽑고 싶은 외국선수를 뽑지 못한다. 드래프트에 나서는 외국선수들 수준은 떨어진다. 지난 시즌 KBL 대체 외국선수 대란도 구단들이 선택할 수 있는 풀이 좁기 때문에 일어난 참사였다. 자유계약을 하면 이 문제는 상당 부분 해결된다. WKBL도 미리 WNBA리거들이 거액을 보장한 유럽 리그와 겨울 시즌 계약을 맺으면서 이번 드래프트의 경우 행사 당일까지 상위 순번 후보들이 대거 빠져나갔다.

KBL과 WKBL 모두 해를 거듭할수록 기량이 검증된 구관들이 우선적으로 선발되는 분위기다. 뉴 페이스들의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든다. KBL도 할 수 없이 최근 두 시즌 전까지 뛴 외국선수들로 대체선수 선택 범위를 넓혔다. 그러자 쓸만한 구관들은 이번 트라이아웃에 거의 참가하지 않았다. 힘든 비시즌 훈련을 하지 않고, 시즌 중 자신이 원하는 구단을 골라 들어갈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결국 트라이아웃은 황폐화됐고, 목적을 상실했다.

KBL, WKBL 감독들이 눈 빠지게 미국을 돌며 체크한 외국선수들을 드래프트서 정작 뽑을 수가 없었다. 이런 상황서 굳이 미국까지 가서 선수를 둘러보는 것조차 무의미해 보인다는 몇몇 관계자의 말도 이해가 된다.

전 세계에서 KBL, WKBL 외에 드래프트로 외국선수를 선발하는 프로농구리그를 찾기가 힘들다. 더 이상 자유계약과 드래프트의 장, 단점 사이에서 도돌이표처럼 오가는 논쟁은 무의미하다. 일단 자유계약이라는 대전제를 깔고, 그 다음에 예상되는 부작용을 극복하는 방안을 하나하나 마련하는 게 옳다. 구단 수뇌부들이 정말 돈을 아끼고 싶다면, 외국선수 영입이 아닌 다른 파트에 드는 비용을 조금씩 아끼면 된다. 궁극적으로 구단들이 수익을 낼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KBL, WKBL 수뇌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구단들을 설득하고, 서로 대화해야 한다. 더 이상 드래프트의 맹점에 휘둘리면 안 된다. KBL, WKBL 외국선수 드래프트제는 아무리 늦어도 1~2년 내에는 폐지돼야 한다.

[KBL 트라이아웃, WKBL 드래프트 장면. 사진 = KBL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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