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서동철호, 줄부상을 어떻게 대처할까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9명으로 해야죠."

서동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농구대표팀은 20일 FIBA 여자 아시아컵이 열리는 인도 방갈로르로 출국했다. 대회는 23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된다. 한국은 호주, 일본, 필리핀과 B조에 속했다. 조별리그 탈락 팀 없이 결선 8강 토너먼트를 통해 상위 4개국에 2018 FIBA 스페인 여자월드컵(9월 22일~30일)출전권이 주어진다.

한국 여자농구의 위상은 예년에 비해 많이 떨어졌다.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허약한 저변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그 사이 일본과 중국이 치고 올라갔다. 대만도 만만치 않다. 호주와 뉴질랜드마저 FIBA 대회 기준 아시아 지역으로 편입됐다.

설상가상으로 서동철호에 부상자가 속출했다. 약 2주 전 박혜진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약 1개월간 쉬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약 5일 전에는 김한별과 강아정마저 허리 부상으로 이탈했다. 박혜진의 대회 참가는 100% 불가능하다. 서동철 감독은 지난 18일 전화통화서 "김한별과 강아정도 거의 못 뛴다고 봐야 한다. 9명으로 해야 한다"라고 했다.

서 감독은 일찌감치 1번 없는 경기운영을 선언했다. 대표팀에 정통 포인트가드가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가 박혜진이었다. 박혜진을 중심으로 철저하게 세트오펜스를 구축했다. 그러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

서 감독은 "혜진이가 1번을 맡고, 다른 선수들이 공 운반을 도우면서 몇 가지 패턴을 준비했다. 대표선수들이라 이해력이 좋더라. 가드 없어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혜진이가 다쳤다. 이제는 (김)단비가 공 운반 역할을 해주고, 심성영의 출전시간도 늘어날 것이다"라고 했다.

김단비도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다른 선수들에 비해 컨디션이 좋지 않다. 서 감독은 "50%"라고 했다. 심성영은 신장이 작아서 아시아 상위권 국가 장신 가드들과의 매치업이 쉽지 않은 게 냉정한 현실. 서 감독은 베테랑 임영희에게까지 볼 운반을 맡길 예정이다.

공격에서의 유기성이 미세하게라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 부분을 개개인의 능력으로 커버해야 한다. 그러나 일본, 중국, 호주 등 아시아 상위권 국가들의 개인기술은 한국보다 한 수 위다. 서 감독은 "정리가 필요하다. 준비 중이다"라고 했다.

수비도 타격이 있다. 서 감독은 "맨투맨과 스위치디펜스, 존 디펜스를 준비했다. 혜진이와 아정이가 앞선에서 지역방어를 기가 막히게 잘 해줬다. 수비 공백도 크다"라고 했다. 김한별도 박지수를 도와 골밑에서 4~5번 수비를 맡을 예정이었다. 서 감독은 "한별이 움직임이 기가 막혔다. 빠져나가서 안타깝다"라고 했다. 배혜윤이 김한별 공백을 메워야 한다.

희망도 있다. 서 감독은 "(박)지수가 공수에서 조금씩 더 해줘야 할 것 같다. 훈련을 시켜보니 듣던대로 이해력이 아주 좋더라. 수비는 말할 것도 없고, 공격에서도 잘 활용하면 괜찮을 것 같다"라고 했다.

서동철호는 철저히 외곽공격 위주의 패턴과 2대2에서 파생되는 공격, 스위치디펜스와 지역방어를 준비했다. 단기간에 기본적인 틀이 바뀔 수는 없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역할분담이 조금씩 달라질 수밖에 없다. 빠르게 적응하고, 대처해야 한다. 지금부터는 서 감독의 리더십이 중요하다. 어쨌든 전력이 약화된 건 틀림 없다.

서 감독은 냉정하게 대처하기로 했다. "원래 예선서 일본을 꼭 잡고 싶었는데 이제는 상황에 따라 대처해야 할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건 8강이다. 상대는 뉴질랜드 혹은 대만이라고 본다. 전력파악은 됐다"라고 했다. 다행히 뉴질랜드 전력이 아주 위협적이지는 않다는 평가가 흘러나온다.

[서동철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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