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만성' LG 백창수, 외야 경쟁 뚫고 리드오프로 진화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요즘 LG 타선에서 가장 '핫한' 사나이는 바로 백창수(29)다.

백창수는 좌완투수를 상대로 리드오프로 출격하는 역할을 주로 맡고 있다. 여기에 심심찮게 터지는 장타까지. 어느덧 1군에 자리를 잡은 모양새다.

LG가 전반기 마지막 SK와의 3연전에서 2승 1패로 위닝시리즈를 작성했는데 백창수는 2경기 연속 1회초 선두타자 홈런을 터뜨리는 등 '기선제압의 사나이'로 활약하면서 팀에 활력소가 됐다.

백창수의 활약은 20일 잠실 kt전에서도 이어졌다. kt 좌완투수 정성곤을 맞아 1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그야말로 '인생 경기'를 했다. LG가 1회말 6-1로 달아나는 2타점짜리 좌전 적시타를 날린 백창수는 3회말 좌전 2루타를 터뜨리더니 5회말엔 좌월 2점홈런을 터뜨려 팀이 8-5로 도망갈 수 있게 했다. 이것도 모자라 7회말엔 좌전 안타까지 쳤다.

5타수 4안타 4타점 1득점의 대활약. LG는 백창수의 맹타 속에 10-9로 승리, 3연전 스윕과 5연승 달성에 성공했다. 결승타는 이천웅이 쳤지만 백창수의 활약 역시 없었다면 LG의 승리도 없었을 것이다.

아직 백창수는 25경기에서 74타석에 들어선 것이 전부이지만 그 내용이 타율 .410(61타수 25안타)에 4홈런 16타점일 것이라 기대한 사람은 없었다고 봐야 한다. 표본은 작지만 출루율 .472에 장타율 .721로 괴물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LG는 아직까지 두 자릿수 홈런을 친 선수는커녕 루이스 히메네스, 양석환, 오지환이 홈런 7개를 친 것이 팀내 최다 기록이다. 그래서 벌써 4개를 터뜨린 백창수의 홈런 페이스가 더욱 놀라울 수밖에 없다.

특히 홈런 4개 모두 우완투수를 상대로 기록한 것은 풀타임 1번타자로 기용해도 손색이 없다고 스스로 증명하는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출전할 때마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백창수는 "꾸준히 출장하고 있는데 기회를 주신 (양상문) 감독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기회의 소중함을 알기에 절실함이 묻어난다.

백창수는 그야말로 대기만성형 선수다. 2010년 LG에서 데뷔해 그동안 빛을 보지 못했다. 1군에서도 오래 붙어있지 못하고 1년이 지나가고는 했다. 이따금씩 1군에 올라와도 머지 않아 2군으로 향하는 그저 그런 선수였다. 어느새 그의 포지션은 내야에서 외야로 옮겨졌고 특히 외야 자원이 많은 LG에서 살아남기 힘들어보였지만 어느덧 팀의 리드오프로 자리매김하는 듯하다.

[백창수. 사진 = LG 트윈스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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