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①] 신봉선 "'개콘' 1000회는 만삭의 몸으로 오르고 싶어"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9년 만의 복귀더라고요. 무서웠어요. 짓눌리는 기분이 들기도 했고요. 첫 녹화를 하기 전에는 그랬어요."

개그우먼 신봉선이 친정인 KBS 2TV '개그콘서트' 무대로 돌아왔다. 9년 전 '개그콘서트'의 레전드 코너인 '대화가 필요해'를 마지막으로 무대에서 내려와 다양한 활동을 펼쳐 온 그녀는 친정이 '위기'에 처한 지금, 그 시절의 동료와 함께 후배들의 곁으로 귀환했다.

"부담감이 너무 컸어요. 그런데 지금은 설레기도 하고, 잘해야겠다는 오기도 생겨요. '돌아왔으니까 한 번 해보자'라는 마음. 아주 어렸을 때보다는 열정이 덜할 수도 있지만, 오랜만에 그만큼의 열정이 되살아났어요.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하고 있죠."

9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돌아온 신봉선은 어느새 '개그콘서트' 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기수의 개그우먼이 됐다. '선배'라는 호칭이 익숙해진 그녀는 후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 소감도 말했다.

"'아주 어린' 동생 같은 후배들과 함께 지내다보니 젊어지는 기분도 들고, 그 친구들을 통해서 옛날의 제 모습도 보게 되더라고요. '멋진 선배로 계속 남고 싶다'라는 생각을 해요. 돌아온 다른 선배들도 같은 마음이죠. 솔직히 저 혼자였으면 (복귀) 엄두를 못 냈을 것 같아요. 그런데 900회 특집 녹화를 하면서 김대희 선배가 돌아온다고 하고, 안상태 선배도 돌아왔고, 강유미 선배도…. 우리끼리는 그 어느 때보다 끈끈해요. 요즘이."

사실 '개그콘서트' 팀이 전성기를 이끈 OB들에게 SOS를 친 배경에는 예전 같지 않은 프로그램의 성적이 깔려있다. 이른바 '개콘 위기론'. 이 단어가 언급되자 신봉선은 무거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사실 제가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할 자격이 있는 선배인지는 모르겠어요. 같이 있어주지 못했고, 밖에만 있었으니까. 그저 돌아왔으니까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하고 싶어요. 전 어렸을 때 선배를 보면서 '저렇게 연기해서, 저렇게 살리는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저와 캐릭터가 비슷한 후배가 있다면 가이드가 되어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녹화 날에는 워낙 바쁘고 분주하지만, '넌 이걸 참 잘 살리더라' 같이 칭찬도 많이 해주고, 조언도 해주고 싶어요."

복귀 후 '개그콘서트'에서 '대화가 필요해1987'과 '봉숭아학당' 속 신봉선녀 캐릭터를 선보이고 있는 신봉선. 이제 그녀는 프로그램의 부활과 함께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앞으로 '개그콘서트'를 계속 하면서 결혼도 하고, 임신도 하고 싶어요. 포부를 밝힌다면 임신을 해서 만삭의 몸으로 '개그콘서트' 1000회를 맞이할 거예요. 제가 먼저 만삭의 몸으로 무대에 서서, 그 다음 임신을 하는 후배들도 무대에 오를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싶어요."

[신봉선.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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