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 에이스 양현종, 이대진 투수코치 향한 진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이대진 투수코치님이 다시 밝게 웃는 모습을 보고 싶다."

KIA 양현종은 5월 말~6월 초에 투구 밸런스 난조로 고생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틈틈이 쉐도우 피칭을 하며 스스로 문제점을 개선했다. 결국 에이스답게 돌아왔다. 당시 이대진 투수코치는 "스스로 문제점을 잘 알고 있다"라고 했다.

양현종은 15일 부산 롯데전 6이닝 1실점 승리, 22일 광주 두산전 7이닝 3실점(2자책) 승리에 이어 27일 경기 6이닝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4년 연속 10승과 함께 2010년 이후 7년만에 개인 두 번째 전 구단 상대 승리까지 달성했다. 올 시즌 첫 KBO리그 전 구단 승리투수.

양현종은 "내 투구 폼은 내가 가장 잘 안다. 좋았을 때의 영상을 많이 봤다. 그리고 연구했다. 좋았을 때의 투구를 생각하면서 다시 준비했다"라고 털어놨다. 최근 좋은 페이스 회복은 쉐도우 피칭 효과다.

머리가 복잡할 수 있었지만, 잘 다스렸다. 그는 "생각을 많이 하지 않으려고 했다. 예전에는 잘 풀리지 않을 때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눈 앞에 있는 한 명의 타자만 생각한다"라고 했다.

밸런스를 되찾은 뒤에도 철저한 관리는 계속된다. 양현종은 "최근에는 원정을 다니면서 쉐도우 피칭보다는 체력 관리에 신경을 썼다. 숙소에서 잠을 많이 잤다. 원정에선 잠을 많이 자면서 체력을 보충한다"라고 했다. 이어 "홈에선 체계적으로 운동을 한다"라고 했다.

양현종은 11년차다. 베테랑 반열에 들어섰다. 누구보다도 자신을 잘 알고, 컨트롤 한다. 김기태 감독과 이대진 코치가 신뢰하는 이유다. 오히려 양현종은 투수들을 이끄는 이대진 코치의 마음을 헤아리려고 노력한다. 그는 "이대진 코치님이 요즘 많이 힘들어한다"라고 안타까워했다.

구체적으로 양현종은 "우리 불펜 투수들은 큰 문제가 없다. 잘 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요즘 이 코치님의 얼굴이 좋지 않다. 투수들에게 괜찮다고 위로해주신다. 그런 이 코치님이 힘들어하는 게 느껴진다. 투수들도 이 코치님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이 코치님이 밝게 웃는 모습을 보고 싶다. 투수들이 최소실점으로 막아야 한다"라고 했다.

KIA 불펜 고민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투수들, 이대진 코치, 김기태 감독 모두 힘을 모아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으면 곤란하다. 그렇다고 마냥 한 숨 쉰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다.

양현종은 "마산에서 3경기 연속 지고 돌아왔다. 반환점을 돌았다. 김주찬 형 등 선배들이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 결과에 신경 쓰지 말자고 했다. 순위에 신경 쓰지 말고 자신 있게 경기에 임하자고 했다. 매 게임을 최선을 다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했다.

양현종은 성숙한 에이스다. 자신의 몫을 다해낼 뿐 아니라, 팀의 핵심 투수로서 주변 사람들을 챙긴다. 팀 분위기, 나아가 코치까지 신경 쓸 정도로 훌쩍 자랐다. 이런 에이스를 보유한 KIA는 행복하다.

[양현종(위), 양현종과 이대진 투수코치(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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