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선발진 붕괴…‘난세의 영웅’은?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또 부상이다. 그나마 외국인투수들 덕분에 유지됐던 한화의 선발 로테이션이 줄 부상 탓에 붕괴됐다.

한화 이글스는 지난 26일 부상을 당한 외국인투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를 1군서 말소시켰다. 비야누에바는 이날 MRI 촬영을 통해 우측팔꿈치 염증이 발견됐고, 재활에 약 2~3주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비야누에바는 제구력, 수 싸움에 능해 한화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타선의 지원이 적어 2승 5패에 머물렀지만, 10경기서 7차례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하는 등 평균 자책점 2.83을 기록 중이었다.

한화는 비야누에바에 앞서 또 다른 외국인투수 알렉시 오간도도 전열에서 이탈한 상황이었다. 오간도는 지난 10일 옆구리 복사근이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았고, 재활기간은 4~5주로 예상됐다. 한화는 적어도 2~3주를 외국인투수 2명 없이 치르게 됐다.

비야누에바, 오간도는 메이저리그에서 화려한 선수 경력을 쌓았던 외국인투수들이다. 비야누에바, 오간도의 몸값은 각각 150만 달러(약 15억원)와 180만 달러(약 21억원).

하지만 나란히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게 됐고, 한화는 30승 41패 1무 8위에 머물러있다. 외국인투수 2명에게 총 36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했지만, 부상 암초 탓에 투자한 만큼의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더욱 큰 문제는 이들을 대체할 자원도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한화는 지난 25일 기복을 보이고 있는 이태양을 1군서 말소시키고 김범수를 1군에 등록한 바 있다. 비야누에바의 부상이라는 변수가 생기기 전에 있었던 일련의 변화였다.

당시 이상군 감독대행은 이태양 대신 ‘임시 선발’로 활용할 자원에 대해 묻자 “(김)범수는 2군에서 줄곧 선발로 뛰었던 만큼, 선발투수로 활용할 생각을 갖고 있다. 물론 아직 확실하게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다. 중간투수로 한 번 활용해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견해를 전한 바 있다.

이어 남긴 한마디는 한화의 ‘슬픈 자화상’이었다. “불펜 가운데 임시로 선발 역할을 맡을만한 투수는 없다.”는 이상군 감독의 말이었다.

지난 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전천후로 활약한 장민재의 올 시즌 경기력은 저하된 상태다. 실제 지난달 2군에 다녀오기도 했다. 안영명 역시 퓨처스리그서 5경기 1승 1패 평균 자책점 6.27에 그치고 있다.

외국인투수들이 빠진 가운데 한화의 선발투수는 배영수, 윤규진, 김재영에 ‘임시 선발’ 김범수까지 총 4명이다. 5인 로테이션을 가동할 수 없는데다 경쟁력도 떨어진다. 불펜투수의 임시적인 보직 변경 또는 2군 선수의 콜업 등이 대안이지만, 차선책일 뿐이다. 전자의 경우 불펜이 약해지는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

‘난세의 영웅’이 탄생해야 하지만, 쓸 만한 선발투수가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질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한화의 2017시즌 역시 ‘산 넘어 산’인 모양새다.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좌), 알렉시 오간도.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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