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상반기 결산①] 연기神, 흥행 성적표?…한석규 UP & DOWN 설경구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상반기 극장가엔 한석규, 이성민, 최민식, 설경구 등 충무로 굵직한 배우들의 명연기 향연이 펼쳐졌다. 두 말하면 입 아픈 연기력을 자랑하는 이들이지만, 흥행 성적표는 희비(喜悲)가 엇갈렸다.

▲ UP 한석규·이성민

한석규는 3월 영화 '프리즌'으로 2년 만에 스크린으로 컴백했다. 성공적인 복귀였다. 전작인 '상의원'(79만 명)의 흥행 부진을 말끔히 씻은 것.

'프리즌'의 최종 스코어는 293만 명. 손익분기점(약 200만 명)을 거뜬히 넘겼다.

특히 영화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역대 3월 개봉 한국영화 중 최단 속도로 100만, 200만 관객을 달성했다. 더불어 역대 3월 개봉 한국영화 최초 주말 일일 스코어 40만 명을 돌파하는 기록을 썼다.

한석규는 생애 첫 악역에 도전,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극 중 교도소의 절대 제왕 익호 역할을 맡아 광기 어린 눈빛과 범접불가 포스로 압도했다. 섬뜩한 액션신까지 소화하며 이제껏 본 적 없는 매력을 보여줬다.

이성민은 5월, 영화 '보안관'으로 오랜 부진의 고리를 끊어냈다. 2014년 드라마 '미생'의 히트 이후 안방극장, 스크린에서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지만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첫 영화 주연작인 '로봇, 소리'는 47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참패한 바 있다.

그랬던 그가 두 번째 주연작에서 값진 성적표를 받으 것. '보안관'은 손익분기점 약 200만 명을 넘고 258만 명이라는 스코어를 기록했다.

이성민은 동네 보안관을 자처하는 오지랖 넓은 전직 형사 대호 캐릭터로 분해 큰 웃음을 선사했다.

▼ DOWN 최민식·설경구

반면 최민식과 설경구는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최민식은 4월 영화 '특별시민'을 선보였다. 그에겐 그간의 연기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준 작품이었다. 오랜만의 현대극이자 선호하는 장르인 정치물이었다. '특별시민'은 현 서울시장 변종구(최민식)가 차기 대권을 노리고 최초로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치열한 선거전을 그린 작품.

당시 장미 대선과 맞물리는 기막힌 타이밍에 개봉되면서 화제작으로 떠올랐었다. 전작인 170억 원 대작 '대호'의 처참한 흥행 실패, 이를 만회할 기회로 점쳐지기도 했다.

그러나 '특별시민'은 136만 명의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다. 손익분기점인 약 270만 명에 도달하지 못했다. 최민식과 함께 문소리, 곽도원, 라미란 등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연했지만 관객들에게 특별한 작품으로 기억되지 않고 외면받았다.

최민식의 다음 행보를 기대해본다. 올해 범죄 스릴러 영화 '침묵'(가제)으로 다시 한 번 관객들과 만날 전망이다. 지난 2월 촬영을 마쳤다. 박신혜, 류준열, 이하늬 등 대세 배우와 뭉쳤다.

설경구는 올해 상반기에만 두 작품에서 활약했지만 결과는 씁쓸했다. 손익분기점은 고사하고 두 작품 모두 100만 관객도 채 못 넘겼다. 먼저 2월 개봉한 영화 '루시드드림'으로는 10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손익분기점 170만 명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치였다.

이후 5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으로 야심차게 컴백했다. 설경구는 제작발표회 당시 "요즘 영화 몇 개를 말아먹어서 힘들다"라고 토로하면서도 "변성현 감독을 만난 뒤 믿음이 생겼다. 잘 찍을 자신이 있다고 하더라"라고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특히 영화는 제70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의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 주목을 받았다. 또 설경구와 임시완의 브로맨스가 영화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러나 믿는 도끼에 발등이 제대로 찍혔다. 개봉 직후 연출을 맡은 변성현 감독의 SNS 저급 발언 논란이 터지면서 흥행에 제동이 걸렸다. 결국 '불한당'은 92만 명 동원으로 막을 내렸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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