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구자욱 데이’로 함박웃음…텐트 진풍경도 연출돼

[마이데일리 = 대구 최창환 기자] 흡사 1990년대 인기가수의 콘서트가 열리는 현장을 방불케 했다. 예매 시스템이 자리를 잡은 시대에 수백명의 팬들이 야구장 앞에 진을 치고 있는 진풍경은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일 터. 삼성 라이온즈의 차기 간판스타 자리를 예약한 구자욱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2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경기를 맞아 ‘구자욱 데이’를 실시, 구자욱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모션을 전개했다.

‘구자욱 데이’는 삼성이 특정선수를 내세워 진행한 첫 번째 ‘선수의 날’이었다. 삼성은 이날 경기 개시 2시간 30분 전 중앙매표소 옆 렌탈샵에서 선착순 100명에게 참여권을 배포했고, 이어 중앙광장 프리마켓 부스에서는 4,000명의 팬들에게 올드 유니폼 디자인에 기반을 둔 기념 티셔츠도 선물했다.

야구장 앞이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이유였다. 삼성 측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팬들은 22일 경기가 종료된 직후부터 진을 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몇몇 팬들은 텐트를 펼친 이후 구자욱의 기념 티셔츠를 받기 위한 기다림을 이어가기도 했다.

또한 경기 개시 30분 전 3루 응원단상에서는 배트(120만원), 스파이크(85만원), 유니폼(100만원) 등 구자욱의 애장품에 대한 경매도 진행됐다. 수익금은 전액 구자욱의 이름으로 불우이웃돕기에 기부될 예정이다. 더불어 구자욱은 경기 시작 직전 즉석에서 사인을 남긴 약 10개의 볼을 관중석으로 던져주기도 했다.

경기 도중에도 다양한 이벤트가 열렸다. 구자욱이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본리초, 경복중, 대구고 등 구자욱의 모교 야구부에서 뛰고 있는 후배들의 응원 영상이 상영됐다. 클리닝타임에는 구자욱의 고교 시절, 초등학교 시절 직접 작성한 일기장 등으로 구성된 스페셜 영상이 상영되기도 했다.

또한 경기종료 후에는 이벤트를 통해 구자욱이 20팀의 팬들과 즉석에서 ‘셀카 데이트’를 하는 시간도 주어졌다.

‘선수의 날’은 삼성이 지난 시즌부터 공들여 준비한 이벤트였다. 삼성은 구단 관계자들이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 출장을 통해 각 리그의 이벤트를 벤치마킹했고, 올 시즌에 완성도 높은 이벤트를 기획해 홈 팬들에게 즐거움을 안겼다.

삼성 관계자는 “시즌 초반은 팀 성적 때문에 이벤트를 진행할 수 없었지만, 최근 분위기가 좋아져 6월에 ‘구자욱 데이’를 실시하게 됐다. 구자욱은 대구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인데다 워낙 팬 서비스를 잘해서 ‘선수의 날’ 주인공으로 제격인 선수였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2012년 삼성에 입단한 구자욱은 2015년 주축으로 성장한 후 3시즌 동안 안정적인 경기력을 발휘, 단숨에 이승엽의 뒤를 잇는 예비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했다. 3시즌 통틀어 타율 .339 379안타 39홈런 188타점 31도루를 기록했고, 일찌감치 군 복무를 마쳤다는 장점도 있다.

이승엽 역시 “많이 성장했다. 삼성의 간판은 자연스럽게 나에서 (구)자욱이로 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실력, 외모, 인성 등 어느 하나도 흠이 없는 선수다. 내가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조언을 해줄 수 있고, 자욱이를 보며 내가 반성할 부분을 찾기도 한다”라며 구자욱을 칭찬했다.

한편, 삼성은 ‘구자욱 데이’로 인한 시너지 효과도 누렸다. 이날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는 2만 1,107명의 관중이 입장했는데, 이는 삼성의 올 시즌 최다관중 기록이었다. 종전 기록은 지난 3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남긴 1만 8,148명.

‘구자욱 데이’를 성공적으로 마친 삼성은 추후에도 지속적으로 ‘선수의 날’을 실시, 팬들에게 다양한 즐거움을 전달할 예정이다.

[‘구자욱 데이’ 이벤트를 기다리고 있는 팬들(상), 팬 사인회 중인 구자욱(중), 3루 단상에서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는 구자욱(하). 사진 = 대구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삼성 라이온즈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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