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배제성 선발 데뷔, 김진욱 감독의 기대치는?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과거 좋았을 때의 박명환, 노경은의 냄새가 난다."

우완투수 배제성(22, kt 위즈)은 지난 4월 18일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에서 kt로 팀을 옮겼다. 트레이드 전 1군 경험이 없었던 그는 당초 “kt 1군 분위기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라는 김진욱 감독의 뜻에 따라 1군에 잠시 머무른 뒤 익산으로 내려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두 달이 넘게 흐른 현재(24일 오전) 말소 없이 불펜서 계속 경험을 쌓고 있다.

배제성의 감격의 1군 데뷔전은 지난 4월 20일 수원 KIA전이었다. 당시 2-9로 뒤진 8회초 마운드에 올라 2이닝 23개의 공을 던지며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크게 지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선두 KIA를 상대로 풀카운트에서 변화구를 과감하게 구사하는 등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5월을 10경기 평균자책점 2.41로 기분 좋게 보냈고, 6월 최근 2경기서는 연속해서 3실점하며 기세가 주춤하다. 시즌 성적은 17경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5.72.

김 감독은 트레이드와 함께 배제성을 선발 자원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슬라이더가 가장 매력적인 선수”라고 운을 뗀 김 감독은 “과거 좋았을 때의 박명환, 노경은의 냄새가 난다. 제구 및 변화구만 좀 더 정교하게 가다듬는다면 훨씬 더 좋은 투수가 될 수 있다. 투구 매커니즘 자체는 훌륭하다”라고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당초 배제성의 선발 데뷔는 오는 7월 올스타 브레이크 직전이 유력했다. 변화구 구사, 이닝 소화 능력 등에서 아직 완성이 덜 됐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기 때문. 그러나 돈 로치의 부상 및 주권, 정대현 등 토종 선발들의 불펜 전환으로 인해 예상보다 기회가 더 빨리 찾아왔다.

관건은 장타 줄이기다. 상대는 팀 홈런 1위(126개)의 SK. 선발 데뷔전부터 다소 버거운 상대를 만났다. 전날 1군 통산 62경기 출장의 정성곤도 5이닝까지 노히트 행진을 펼치다 6회 나주환, 김동엽, 정의윤의 홈런 3방에 대거 4실점하며 눈물의 교체를 당했다. 김 감독도 “(배)제성이가 홈런을 맞더라도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맞는 게 중요하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일단 김 감독의 기대치는 높은 상태다. “불펜에서 경험을 많이 쌓았고, 구단 자체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통해 체격도 업그레이드됐다”는 게 김 감독의 평가. 배제성도 김 감독과의 면담을 통해 “충분히 100개 이상 던질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고 한다. kt는 최근 연패 속에서도 류희운, 정성곤, 심우준 등 어린 선수들의 활약에 희망을 보고 있다. 배제성도 데뷔 첫 선발 호투를 통해 가능성을 보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배제성.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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