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일만의 승’ 삼성 페트릭의 마인드 “득점 지원 부족? 내 ERA 탓”

[마이데일리 = 대구 최창환 기자]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투수 재크 페트릭이 마침내 2승째를 수확했다. 위력적인 투구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던 한화 타선을 묶었고, 경기종료 후에는 성숙한 마인드도 엿볼 수 있었다.

페트릭은 지난 2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 6⅔이닝 5피안타 4볼넷 5탈삼진 3실점(3자책) 호투를 펼쳤다.

페트릭은 이날 총 103개의 공을 던졌다. 직구(32개) 최고구속은 147km였고, 커트(23개)와 싱커/투심(23개) 등 변화구를 효과적으로 구사하며 한화 타선을 틀어막았다. 1회초 1실점했지만, 2회초부터 5이닝 연속 무실점 투구를 펼쳐 삼성이 전세를 뒤집는데 힘을 보탰다.

결국 삼성이 5-3으로 승, 페트릭은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 4월 29일 SK 와이번스전 이후 55일만의 승리투수다. 2승째를 따내기까지 8경기 걸렸다.

페트릭은 “드디어 2승째를 따내 기분 좋다. 등판할 때마다 나아지고 있어서 2승도 곧 달성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던 터였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사실 최근 페트릭의 경기력은 들쑥날쑥했다.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하고도 패전투수가 된 적도 있었지만, 지난 10일 한화전에서는 3⅔이닝 5실점(5자책)에 그치기도 했다.

페트릭은 “제가구 안 된 게 가장 큰 이유였다. 특히 한화전에서 제대로 공을 던지지 못해 힘들었다. 내 투구에 자신감이 없었고, 그래서 이번에는 공격적인 투구를 하려고 노력했다. 지난 10일 한화전에서는 소극적이었다”라고 말했다.

1회초 위기를 무사히 넘긴 것도 2승을 달성한 원동력 가운데 하나다. 페트릭은 1회초 김태균에게 1타점 적시타를 내준데 이어 1사 만루 위기까지 몰렸지만, 추가 실점을 범하지 않으며 1회초를 끝냈다. “지난 맞대결에서도 1회에 실점을 해서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 ‘공격적으로 밀고 가자’라는 마음가짐이었다”라는 게 페트릭의 설명이었다.

페트릭은 이어 “1회말 팀이 대량득점을 뽑아서 위안이 됐지만, 그래도 1회초를 1실점으로 마쳤던 게 경기를 풀어가는데 큰 도움이 됐다”라고 덧붙였다.

종종 기복을 보이기도 했지만, 사실 페트릭은 타선 지원을 못 받는 투수 가운데 1명이기도 했다. 이날 경기 포함 14경기에 등판해 8차례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지만, 번번이 타선 침묵에 아쉬움을 삼켰다. 실제 페트릭에 대한 삼성의 득점 지원은 3.1득점에 불과하며, 이는 규정이닝을 채운 선발투수들 가운데 최하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하지만 페트릭은 “물론 지원이 적긴 했지만, 나도 평균 자책점이 낮은 게 아니었다. 타자들이 힘들수록 내가 더 노력해야 한다”라며 자신을 탓했다. 페트릭의 평균 자책점은 4.91이었다.

이어 페트릭은 “카를로스 비야누에바(한화)처럼 좋은 투수를 상대해 실점을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공을 던졌다. 앞으로도 내가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 외적인 면에서도 성숙해진 페트릭의 마음가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재크 페트릭.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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