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 '또 연패 끊은' kt 류희운, 난세영웅으로 거듭나다

[마이데일리 = 수원 이후광 기자] ‘영건’ 류희운(22, kt 위즈)이 난세영웅으로 거듭났다.

류희운은 천안북일고를 나와 지난 2014년 kt 우선지명으로 프로에 입단한 특급 유망주였다. 2016시즌 1군에 첫 선을 보이며 5경기 평균자책점 10.80을 기록했고, 올 시즌 김진욱 감독의 신뢰 아래 불펜과 선발을 오가며 경험을 쌓고 있었다. 김 감독은 “기본적으로 구위가 좋은 선수다. 이번 스프링캠프부터 투수다운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장래가 기대되는 선수다”라고 그의 가능성을 높게 봤다.

류희운이 올 시즌 첫 등판에 나선 건 지난 5월 4일 수원 롯데전이었다. 당시 데뷔 첫 선발 마운드에 올랐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순 없었다. 3⅔이닝 3실점으로 조기 강판된 것. 이후 구원으로 3경기 연속 나오다 5월 31일 수원 SK전에서 다시 선발 기회를 잡았고, 4⅓이닝 5실점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류희운의 이름 석 자가 확실히 각인된 경기는 지난 14일 포항 삼성전이었다. 류희운은 당시 1군 등록과 함께 선발투수 고영표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고, 4이닝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감격의 데뷔 첫 승을 따냈다. 60구 깜짝 호투를 통해 팀의 7연패를 끊어낸 순간이었다.

그런 가운데 류희운이 불펜으로 내려간 주권을 대신해 이날 시즌 3번째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상황은 좋지 못했다. 최근 등판이었던 18일 한화전서 구원 등판해 3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고, 팀마저 최근 6연패, 홈 10연패의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는 상태였다. 김진욱 감독 또한 “(류)희운이가 많이 지쳐있는 상태다. 선수 혼자서 나름 작전도 세우고 하는데 조기에 흔들릴 경우 정대현을 바로 붙일 예정이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류희운은 이날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4사사구 3탈삼진 3실점 호투로 모든 불안 요소들을 불식시켰다. 비록 1회 손아섭, 김문호의 적시타로 2점을 내주며 경기를 출발했지만 위기관리능력이 뛰어났다. 2회 사구 및 폭투로 자초한 1사 2루 위기는 전준우-손아섭을 범타 처리하며 벗어났고, 2회 2사 1, 2루는 황진수의 파울플라이 아웃으로 극복했다. 4회 대타 이우민에게 솔로포를 맞았지만 5회 이대호-김문호-강민호 순의 중심타선을 삼자범퇴 처리, 데뷔 첫 선발승이자 시즌 2승 요건을 갖췄다. 그리고 kt가 롯데에 7-3으로 승리, 류희운의 승리가 확정됐다.

류희운은 이날 총 91개의 공을 던졌다. 스트라이크(55개)와 볼(36개)의 비율이 적절했고, 최고 구속 148km의 직구(58개) 위주 패턴 속에 커브(1개), 슬라이더(17개), 포크볼(15개)을 곁들였다. 류희운은 지난주 팀의 7연패에 이어 이번에는 6연패의 사슬을 끊어내며 진정한 난세영웅으로 거듭났다.

[류희운. 사진 = kt 위즈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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