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우 퓨처스코치 선임’ 한화, 코치진에 불고 있는 새바람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한화가 코치진 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웨이버 공시됐던 투수 이재우도 퓨처스 불펜코치로 가세하게 됐다.

한화 이글스는 19일 “지난 8일 웨이버 공시됐던 이재우가 구단과 협의를 진행한 끝에 지도자로 새 출발하게 됐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재우는 오는 20일 함평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 퓨처스팀과의 경기부터 불펜코치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이재우가 퓨처스 불펜코치를 맡게 됐다는 소식은 웨이버 공시된 직후에도 복수의 매체를 통해 보도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화 측은 “그땐 선수생활을 이어갈 것인지, 향후 계획은 있는지 등을 물어본 정도였다. 웨이버 공시된 후 일주일 동안 타 팀이 영입의사를 밝힐 수도 있기 때문에 확정된 사안은 아니었다”라고 설명했다.

사실 이재우 코치는 현역 시절 ‘두산맨’ 이미지가 강한 선수였다. 1998년(당시 OB) 2차 11라운드 84순위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이재우 코치는 12시즌 동안 두산에서만 뛰었고, 전성기를 보낸 팀 역시 두산이었다.

이재우 코치는 2008시즌 65경기 11승 3패 2세이브 17홀드 평균 자책점 1.55를 기록하는 등 필승조의 한 축을 맡았고, 이와 같은 활약을 발판삼아 2009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국가대표팀에 선발되기도 했다.

이재우 코치는 2015시즌 종료 후 두산의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됐고, 2016시즌 한화로 이적했다. 지난 시즌 15경기서 1패 평균 자책점 6.04를 남겼고, 올 시즌은 퓨처스리그에서만 8경기(1패 1세이브 1홀드 평균 자책점 4.97)를 소화했다.

한화 측은 “우리 팀에서는 선수로 짧게 뛰었지만, 인성이 좋은데다 선수들과의 소통도 원활했다. 유망주들의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라며 이재우를 퓨처스 불펜코치로 선임한 배경을 전했다.

한화는 이재우 코치에 앞서 지난 시즌 종료 이후부터 코칭스태프에 변화를 주고 있다. 지난해 12월 퓨처스 주루코치에 임명됐던 고동진 코치는 최근 1군 타격 보조코치로 보직을 변경했고, 이희근도 지난해 12월 육성군 배터리코치로 선임되며 지도자 경력을 쌓고 있다. 모두 현역 막바지 기량은 하락세를 보였지만, 지도자 자질을 확인했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었다.

한화 측은 “고동진 코치는 현역시절 주장을 맡으며 선수단의 소통을 이끌었다. 선수단과 코칭스태프의 가교역할을 잘했고, 오랫동안 라커룸을 함께 쓴 선수들의 장단점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는 베테랑이었다”라고 말했다.

이희근 코치는 이재우 코치와 정반대인 케이스다. 이희근 코치는 2008년 한화 입단 당시 유망주로 평가받았지만, 성장세는 기대에 못 미쳤다. 상무 시절을 제외한 5시즌 통산 289경기서 타율 .205(429타수 88안타) 2홈런 37타점에 그쳤다.

결국 2015시즌 종료 후 보류선수 명단서 제외된 이희근 코치는 kt 위즈로 이적한 후 현역생활을 마감했다. 짧았던 타 팀 경력 이후 지도자로 한화에 돌아온 셈이다.

한화 측은 “이희근은 많이 성장하지 못한 부분은 아쉽지만, 성실함만큼은 좋은 평가를 받은 선수였다. 선수들과 어울리는 성격도 좋아 선수 시절부터 ‘코치로는 잘 풀릴 것’이라는 얘기도 많았다”라고 말했다.

물론 한화 출신이라는 배경이 은퇴 후 코치직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실력 외에 인성, 지도력 등 종합적인 평가가 뒷받침돼야 코치직도 논의가 된다. 실제 앞서 언급된 선수들보다 좋은 경력을 쌓았지만, 은퇴 후 한화와 연을 이어가지 못했던 사례도 종종 있었다.

한화 측은 “능력이 부족한데 신용, 의리만으로 코치를 맡길 순 없는 것이다. 물론 실력이 뛰어나면 좋겠지만, 구단은 실력 외적인 부분에서도 선수를 평가한다. 앞으로도 구단이 제시하는 비전에 부합하는 코치들과 동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재우(상), 고동진-이희근(하).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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