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 '공조' 이어 '추리'…신현빈, 낯설고 또 낯익은 배우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추리의 여왕' 배우들도 제가 '공조'에 출연했었다는 말에 '네가 그 사람이야?'라며 놀라더라고요. 저는 이게 나름대로 장점이라고 생각해요.(웃음)"

똑 부러지게 말을 한다. 그러면서도 "인터뷰가 낯설진 않냐?"는 질문에 "낯을 가리지만 그렇지 않은 척을 잘 한다"며 너스레를 떤다. KBS 2TV 드라마 '추리의 여왕'에서 정지원을 연기한 배우 신현빈의 첫 인상이었다.

"'추리의 여왕'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찍은 작품이에요. 촬영장 분위기가 워낙 좋았죠. 권상우 선배가 워낙 유쾌한 사람이고, 장난도 많이 걸어줘서 저도 웃으면서 촬영을 할 수 있었어요. 날씨가 좋아서 분위기가 좋은 건가라는 생각도 했어요. 춥지 않은 날에 촬영을 시작해서 덥지 않은 날에 끝났거든요. 덕분에 대전 촬영장을 왔다갔다하는 길도 놀러가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신현빈은 ‘추리의 여왕’에서 대형 로펌 하앤정의 변호사 정지원을 열연했다. 하완승(권상우)를 향한 마음에는 분명 진심이 담겨있었지만, 하앤정을 차지하기 위해 때로는 냉혹한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열혈 형사와 주부탐정 등 직선적인 캐릭터가 대부분인 ‘추리의 여왕’에서 정지원은 다소 이질적인 존재이기도 했다.

"악역도 아니고, 수동적인 캐릭터도 아니고 어느 하나로 단정 지을 수 없는 캐릭터가 지원이었어요. 실제로는 세상 속 많은 사람이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나쁜 아이 같기도 하고, 착한 아이 같기도 한…. 또 가만히 지켜보다보면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서 행동을 하는 것이고. 보면 볼수록 알게 되는 사람이 있지 않나요? 완승이 한 번만 봐도 바로 알 수 있는 사람이라면, 지원이는 지내봐야 알 수 있는 사람 같았어요. 그런데 그것도 지원이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면 심플하게 살고 있는 거예요. 늘 자기 판단을 가지고 당당하게 살고 있는 인물이니까요. 그래서 멋있게 보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또 뻔하지 않은 인물이길 바랐죠."

3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자신의 또 다른 이름이었던 정지원. 신현빈은 정지원이라는 인물에 대해 큰 애정과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추리의 여왕’에 만화 같은 캐릭터가 많았다면 지원이는 현실에 발을 딛고 있는 캐릭터였어요. 감독님도 지원이와 완승의 대비를 잘 보여주면 좋을 것 같다고 주문하셨고요. 제가 연기하면서도 ‘이 아이는 대단하다’, ‘멋있다’, ‘여자들이 좋아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할 말을 다하고 누구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사람이잖아요. 사실 그게 힘든 일이기도 하고요."

데뷔작인 영화 '방가방가'를 시작으로 올해 '공조'와 '추리의 여왕'까지. 다양한 작품에서 신현빈은 주목받는 배우였다. 그럼에도 신현빈은 대중이 '공조' 속 화령과 '추리의 여왕' 속 정지원을 연기한 배우가 한 사람이라는 것을 쉽게 떠올리지 못한다고 말했다.

"전 나름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건데 작품을 본 분이 실제 저를 잘 알아보지 못하더라고요. ‘어디 나왔냐?’고 물을 때 ‘공조’라고 답을 하면 ‘아, 그 사람?’이라고 반응을 보이죠. 누구는 장점이라고, 누구는 단점일 수도 있다는 말을 했는데…. 전 장점이라 생각하고 오히려 신나게 생각하는 편이에요. 연기를 할 때 계속 다르게 보일 수 있다면 나도 재밌고 보는 분들에게도 좋은 것 같거든요. 올해는 ‘공조’가 큰 사랑을 받았고, ‘추리의 여왕’도 좋아해주신 분이 많았는데 (대중이) 화령과 정지원을 한 사람으로 매치할 수 있으실지는 모르겠어요.(웃음)"

최근 국내 안방극장에도 시즌제를 표방하는 작품이 늘어나고 있다. ‘추리의 여왕’도 마지막 회 마지막 장면에 사건의 새로운 전개를 선보이는 방식으로 시즌2 가능성을 암시했다.

"솔직히 시즌2 제작은 모두가 정답을 모르고 있고, 모두가 정답을 알고 싶어하는 문제 같아요.(웃음) 종방연 때 방송국 분, 제작진 모두가 모였는데, 누구도 명확한 답을 알지 못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 상황이 와봐야 알 것 같아요. 시즌2가 나오면 정지원이 악역이 되냐고 묻는 분이 많더라고요. 물론 하앤정의 대표가 됐다면 하대표(장광)과 같은 방식으로 회사를 이끌진 않을 거예요. 자기 방식을 가지고 있는 아이니까, 회사를 잘 이끌 수 있지 않을까요? 하완승에게도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 같고요. 현수는 살아있는 것인지? 아니면 마지막에 나타는 사람은 다른 이인건지? 저도 궁금해요."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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