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주원X오연서, 차태현X전지현의 '엽기녀'서 진화했다

[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진화했다는 점에서 점수를 줄 수 있다.

29일 밤 SBS 새 월화드라마 '엽기적인 그녀'(극본 윤효제 연출 오진석)가 첫 방송됐다. 베일을 벗은 이 작품은 모티브가 된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사극 드라마 판으로 전체적인 얼개는 다르지만, 캐릭터 설정과 세부적인 에피소드는 같은 맥락이다.

먼저, 드라마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이뤄졌다. 조선시대 조정을 배경으로, 정치적 암투와 음모들이 도사리고 있었다. 견우 공자(주원)은 청나라 유학을 하고 다양한 학식을 갖춘 양반가의 훌륭한 자제였다. 허세가 있고 허당기가 있으나, 잔정이 많고 따뜻한 캐릭터였다. 엽기적인 그녀는 혜명공주(오연서)로 그려졌다. 성격은 전작과 비슷하게 술에 취해 주사를 부리고, 왈가닥이었다.

견우와 혜명의 구도는 영화와 비슷했다. 혜명이 자신을 구해준 견우에게 트림을 한다거나, 술에 잔뜩 취해 구토를 하는 등 소소한 에피소드가 재미를 더했다. 슬로우 모션으로 연출된 장면은 다소 과도해 보이기도 했으나 혜명의 엽기적 행각을 강조하기 위한 의미로 해석됐다. 견우가 혜명의 엽기적 행각에 경악하는 모습이나, 혜명이 견우를 변태로 오인하고 육탄전을 벌이는 장면은 영화에서 따온 모티브가 크게 작용했다.

주목할 것은 견우와 혜명이 전작과는 다른 배경 속에 다른 이야기로 극을 끌어 간다는 점이다. 단순히 이 캐릭터들의 남녀 관계를 답습하는 데 그쳤다면 안일한 작품으로 치부될 수 있겠으나 극 초반 상당 시간을 할애해 설명된 정치 암투나, 악역 정기준(정웅인)의 존재가 이야기의 깊이를 늘려줄 것으로 기대된다.

영화와의 비교에 대해 주연배우 주원이 "새로운 드라마라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던 만큼 드라마'엽기적인 그녀'는 캐릭터 구도나 몇 가지 에피소드를 빌렸을 뿐 여러 방면에서 진화와 발전을 꾀한 부분이 첫 방송에서 포착됐다. 이 같은 면에서 앞으로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를 봐야할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사진 = SBS '엽기적인 그녀' 방송화면 캡처]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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