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향하는 LG 박용택, 후계자는 언제쯤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줄곧 상위권을 유지하며 '가을야구'를 넘어 더 높은 곳을 향하고 있던 LG가 다시 비상등이 켜졌다.

5연패 만큼 뼈아픈 것은 바로 타선의 부진. 찬스를 만드는데 소홀하지는 않지만 찬스만 되면 득점을 할 것이란 확신을 가지기 어렵다. 중요할 때 나오는 병살타는 찬물을 끼얹을 수밖에 없다. 리그 1호 삼중살 기록도 LG의 몫이 됐다.

LG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 박용택은 지난 27일 인천 SK전에서 통산 2101번째 안타로 역대 2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LG는 축제 분위기를 만들지 못했다. 타선이 빈타에 허덕이다 3-4로 패하고 만 것이다. 루이스 히메네스의 타구가 삼중살로 연결된 것도 이날이었다. 9회초 정상호의 3점홈런이 없었다면 완패를 당했을지도 모른다.

이제 통산 안타 부문에 있어 박용택에게 남은 산은 양준혁 뿐이다. 또한 올해 '9년 연속 3할'이란 전설에 도전하고 있다. 만약 올해 9년 연속 3할 타율을 달성하면 역대 최다 타이기록에 자신의 이름을 새길 수 있다.

무엇보다 박용택은 30대 시즌에만 이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갖고 있다. 20대의 박용택은 팀 성적이 부진하면서 여러 명의 타격코치를 만나야 했고 김용달 코치와 타격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며 마침내 2009년 타격왕에 등극, 자신의 새로운 전성기를 열었다. 그리고 지난 해까지 8년 연속 3할, 2000안타 돌파 등 굵직굵직한 기록들을 양산하며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LG의 레전드로 자리매김했다.

박용택이 처음 프로 생활을 시작한 것은 2002년. 그렇다면 과연 LG는 박용택이 등장한 이후 박용택의 아성을 뛰어 넘을 만한 야수를 성장시켰을까. 아직까지는 자신 있게 "네"라고 대답할 수 없다.

물론 지금 LG에서는 젊은 타자들의 성장이 진행 중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박용택의 후계자라 할 수 있는, 리그를 뒤흔들만한 타자는 보이지 않고 있다. 아직 경험을 쌓는 과정이라 할 수 있지만 성장이 빠르다고는 하기 어렵다.

지난 겨울 박용택은 후배들의 성장에 대해 "기량이 올라왔다고 할 수 있는 선수는 없다. 다른 팀 어떤 선수와 비교해도 이길 수 있어야 한다. 계속 성장을 잘 해야 한다"고 평가를 내린 적이 있다. 냉정하게 보일 수 있지만 지금 LG에 닥친 현실이면서도 풀어야 할 과제로 삼아야 할 말이다.

LG는 그래도 리빌딩을 통해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1군에서 뛸 수 있는 가용자원을 늘려 선수 활용의 폭은 넓혔다. 이제 이들이 리그를 대표할 만한 선수로 성장하기 위한 시간으로 한 단계 올라서야 한다. 왜 LG에서는 전설로 향하고 있는 박용택의 후계자로 꼽을 만한 선수가 아직까지 나타나고 있지 않은지 고민을 해봐야 할 것이다.

[박용택.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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