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립군②]여진구의 광해, 무엇이 다르냐고?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조선 15대 왕 광해군은 사극 작품의 단골 인물로 꼽힌다. 대표적으로 배우 이병헌이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차승원이 드라마 '화정'(華政)에서 선보인 바 있다. 이 가운데 아역 출신 배우 여진구가 영화 '대립군'(代立軍)에서 광해군의 옷을 입어 눈길을 끌고 있다.

선배들과 비교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 하지만 여진구는 기존 작품들보다 이전 시간의 광해를 그리며 분명한 차별점을 보인다. '여진구 표 광해'가 '대립군'의 빼놓을 수 없는 관람 포인트인 이유다.

그동안 다뤄지지 않았던 광해의 이야기가 스크린에 펼쳐진다. 1592년 임진왜란 발발 초기, 광해가 파천(播遷)한 아버지 선조를 대신해 왕세자로 책봉, 분조(分朝)를 이끌게 되면서 점차 성장하는 과정을 담았다.

이에 여진구는 강인하고 권위적인 왕의 틀에서 벗어나 인간적인 면모에 집중했다. 18세라는 어린 나이, 어깨에 감당하기 힘든 짐을 짊어지게 된 나약한 세자의 고뇌를 토해냈다. 비슷한 나잇대의 캐릭터를 표현하는 만큼 감정의 깊이가 남다르게 느껴진다.

특히 그는 극 중 대립군과 함께 왜군에 맞서면서 진정한 백성의 리더로 거듭나는 모습을 물 흐르듯 매끄럽게 소화했다. 이정재, 김무열 등 대선배들 사이에서도 묵직한 존재감을 발휘한다. "연기에 임하는 자세가 다르다"는 이정재와 김무열의 칭찬에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광해와 같이 한 뼘 성장한 배우 여진구의 연기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여진구는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앞서 나온 작품들을 참고하지 않고 캐릭터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컸다"라며 "감독님이 나의 아역 시절 연기를 인상 깊게 봤다고 하더라. 그래서 처음으로 나의 어릴 때 연기를 보면서 역할을 연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처음으로 뭘 하려고 애쓰지 않았던 것 같다. 현장에서 부딪혔다"라며 "준비를 많이 하긴 했지만 사용 안 했다. 대립군과 백성들을 바라보고, 전쟁터에서 피 흘리고 쓰러진 희생자들을 보면서 최대한 감정을 느끼려 했다"고 말했다.

여진구의 연기 변신은 31일 개봉하는 '대립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 = 이십세기 폭스 코리아]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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