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립군①] "'관상'→'암살'→'대립군'"…이정재표 시대극, 언제나 옳다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이정재, 시간을 달리는 배우다. 출연한 시대극마다 관객들의 마음을 저격하며 항상 옳았다. 그런 그가 이번엔 '대립군'이라는 웰메이드 사극으로 또 한 번 극장가를 강타할 전망이다.

이정재는 그동안 '관상'(913만), '암살'(1,270만)에 이어 지난해 '인천상륙작전'(704만)까지 시대극 흥행 불패 신화를 썼다. 때로는 악역을 자처해 우리의 아픈 역사를 돌아보게 하거나 잘 알려지지 않았던 숨겨진 영웅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렸다.

31일 개봉하는 신작 '대립군'(代立軍)에서는 생존을 위해 남의 군역을 대신한 이름없는 역사 속 비운의 인물을 재조명한다.

이정재는 극 중 대립군 수장 토우 역할을 맡았다. 1592년 임진왜란 발발 당시 선조를 대신해 임시조정 분조(分朝)를 이끌게 된 세자 광해와 함께 험난한 여정을 떠나 왜군에 맞서는 캐릭터다.

어김없이 완벽 분석 끝에 역할을 완성, 믿고 볼 수밖에 없다. 말투부터 무술, 눈빛 등 하나부터 열까지 고민의 고민을 거듭하며 디테일하게 표현했다. '관상' 속 수양대군을 넘어서는 강렬한 열연을 기대해도 좋다.

이정재는 최근 진행된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토우가 제아무리 강인해 보여도 전쟁터에서 두려움을 못 느끼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진짜 히어로가 아닌 이상 그렇지 않으냐. 그래서 눈빛에 항상 두려움이 서려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목소리 톤 설정을 두고 가장 고민이 많았다. 그는 "정말 톤 잡기가 되게 어렵고 애매했다. 조금만 산 사나이처럼 하면 마당쇠, 돌쇠 이런 느낌이 나더라. 그렇다고 톤을 낮추면 전형적인 사극 톤 같아 보였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이정재는 "그러다가 토우처럼 전투를 겪은 사람이라면 목소리가 일반인과는 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탁 트인 야외에서 '진격', '돌격' 등을 외쳐야 하니까 샤우팅 창법을 썼을 것이라고 봤다. 상대방을 제압하고 위협적으로 보여야 하는 이 톤이 수양대군과 비슷할 수도 있지만 그 안에서 최대한 다르게 보이려고 노력했다. 수양대군은 말투를 천천히 해 고귀한 척을 강조했었는데 이런 디테일이 다르다"라며 "말투뿐만 아니라 몸짓도 신경을 썼다. 토우는 상대방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행동으로 옮긴다. 또 정식 군인도 아닌 이들을 인솔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겠느냐. 그래서 더 거칠게 행동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정재는 몸매마저 캐릭터에 맞추는 배우가 아니던가. 그는 "전란 시대에 아무리 전투 경험이 많다고 해도 토우에게 울퉁불퉁 근육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노출신을 앞두고 일부러 펌핑을 한다거나 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멋있게 보이고 싶었다면 물에 들어가기 전 팔굽혀 펴기를 했겠지만 난 멋스러움은 이 작품에 어울리지 않다고 봤다. 그래서 그냥 살이 좀 붙지 않는 정도로만 관리했다"고 전했다.

검술과 말 타기도 새롭게 연습했다. 이정재는 "평지와 산에서 말을 타는 건 다르기 때문에 한 달 정도 연습했었다"라며 "전쟁에서 칼을 들고 '창창' 소리가 나게 싸우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해서 실제 막싸움처럼 보이도록 했다. 내 의도였다. 그래서 적이 오면 곧바로 잔검을 들이미는 것으로 연출됐다"고 털어놨다.

함께한 배우들의 극찬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대립군'에 몰입했다. 대립군 곡수 역의 김무열은 "이정재의 명연기는 작품에 대한 고민과 대본 연구에서 나온 결과더라. 갖고 있는 게 많은데도 불구하고 후배들보더 더 노력한다"고 얘기했다.

[사진 = 이십세기 폭스 코리아]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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