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 장기용 "'보이스' 모태구 같은 역할 욕심나요"

[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배우 장기용은 2012년 서울컬렉션을 통해 모델로 데뷔했다. 2014년 SBS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출연으로 배우의 길에 들어선 이후 크고 작은 산들을 넘으며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다.

장기용은 이달 초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이하 '그거너사')를 마쳤다. 인기밴드 크루드플레이 드러머 지인호 역이다. 데뷔 후 가장 비중 있는 역인데다 서로 의지할 수 있는 또래 동료들까지 만나 출연 성과로는 더할 나위 없었다.

"모든 스토리에 반영되는 역할을 맡은 게 처음이라 긴장도 많이 됐죠. 현장에선 항상 막내였던 제가 동생들과 함께 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는데, 이야기가 잘 통하니 즐기면서 할 수 있게 됐어요. 다섯 명이 끌고 가는 에너지가 상당했어요."

장기용은 "기회를 꼭 잡고 싶었다"라며 13, 14회에 펼친 감정신이 얼마나 중요하고 또 절실했는지 조근조근 설명했다.

"밥을 먹을 때나 청소를 할 때나 대본을 놓을 수가 없었어요. 어려운 부분은 감독님, 연기 선생님에게 조언을 구하고 상황이 안 되면 (이)현우에게도 의견을 구했죠. 모니터링도 정말 꼼꼼하게 했습니다."

지난해 종합편성채널 JTBC '힙합의 민족2'에 출연해 랩 실력을 과시한 장기용으로, 모델 출신에 음악성까지 겸비한 그는 소위 말하는 팔색조다. "음악을 좋아하고 웹드라마 통해 운이 좋게 드럼을 배웠었는데, '힙합의 민족2' 출연이 '그거너사'를 만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거너사'는 호랑이 같은 배우 최민수와 감독 김진민이 묵직한 존재감을 떨쳤다. 특유의 카리스마는 어린 배우들에게 이로운 긴장감을 줬다. 장기용은 김진민 감독에 대해 "몰아치듯 혼내시다가 이따금 던져 주시는 당근이 정말 달콤했다"고 회상했다.

최민수와는 딱 두 장면을 찍었다. 호방한 기세에 기가 눌리는 건 당연했다. 장기용은 최민수의 어깨동무에 얼음이 됐다가도 촘촘한 디렉팅과 배려 덕분에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었다"라며 고마워했다.

"인호가 사고가 나서 병실에 있는데, 최민수 선배님이 저를 위해 과일 바구니를 들고 오는 설정이었어요. 애드리브를 하시면서 들어오셨는데, 제가 웃었어요. 그게 방송에 그대로 나왔죠. 위트 넘치시고, 후배들을 위한 배려가 너무 감사했어요."

'그거너사'를 통해 한 뼘 더 성장한 장기용은 그간 "선한 역할 위주로 작품에 출연했다"라면서 케이블채널 OCN 드라마 '보이스'에서 김재욱이 열연을 펼친 모태구 역을 욕심 냈다. 자신에게도 "섹시함이 있는 것 같다"라며 "많은 매력이 있지만 아직 펼쳐 보이지 못한 게 많다"고 했다.

YG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한솥밥을 먹는 모델 출신 차승원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내지 않을 수 없다. 장기용은 모델 보다 배우에 무게추를 두지만 런웨이를 걸으며 느낀 희열은 결코 잊지 못한단다.

"연기에 전념하겠지만 시즌에는 쇼에도 서고 싶어요. 많은 모델 출신 배우들이 차승원 선배님을 따라간 것처럼, 지금의 후배들에게 그런 존재감 있는 선배가 됐으면 좋겠네요."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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