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상군 감독대행 “감독님께 죄송…‘건강한 팀’ 만들 것” (일문일답)

[마이데일리 = 대전 최창환 기자] “보좌한 입장이었기 때문에 감독님께 죄송하다. ‘건강한 팀’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이상군 감독대행이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한화를 이끌게 됐다. 한화 이글스는 지난 23일 김성근 감독의 사의 표명을 수용하는 한편, 이상군 투수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임명했다. 김성근 감독은 김광수 수석코치에게 감독대행을 요청했지만, 김광수 수석코치는 제안을 고사한 후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한화는 지난 2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경기를 치렀지만, 8-13으로 패했다. 이상군 감독대행의 감독대행 데뷔전은 ‘패배’로 새겨진 셈이다.

이상군 감독대행은 한화 출신 지도자다. 천안북일고-한양대를 거쳐 1986년 한화의 전신 빙그레 이글스에 입단한 이상군 감독대행은 1996시즌 종료 후 은퇴를 선언했지만, 1999시즌 현역으로 복귀해 2001시즌에 선수 생활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상군 감독대행은 현역 시절 통산 320경기에 등판, 100승 77패 30세이브 평균 자책점 3.30을 남겼다. 2000년 당시 만 38세 9일에 100승을 달성했으며, 이는 KBO리그 역대 최고령 100승 달성 투수로 남아있다.

현역 은퇴 후 한화와 LG 트윈스에서 코치 경력을 쌓은 이상군 감독대행은 2012년에 잠시 프런트 업무를 맡기도 했다. 2014년 코치로 복귀했으며, 지난 23일 감독대행으로 임명됐다.

“보좌한 입장이었기 때문에 감독님께 죄송하다”라고 운을 뗀 이상군 감독대행은 “‘건강한 팀’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갑작스럽게 감독대행을 맡게 돼 경황이 없을 것 같다.

“그렇다. 어제 경기 전에 갑자기 정해진 부분이었다. 정상적인 상황이면 수석코치님이 감독대행을 맡아야 하는데, 고사하셨다고 들었다. 단장님이 갑자기 지목하셔서 당황스럽긴 하다. 분위기를 잘 추슬러보겠다.”

-왼쪽 새끼손가락 부상을 입은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의 공백은 어떻게 메울 계획인가?

“당분간 안영명이 선발투수로 나설 것이다. 최근 중간계투로 활용됐지만, 선발이 낫겠다고 생각한다. 비야누에바는 아직 결과가 나오진 않았는데, 공백이 길어지진 않을 것 같다. 왼손부상이라 해도 글러브를 착용해야 하니 경기력에 영향을 받긴 할 것이다.”

-선수들에게 당부한게 있다면?

“‘너나 할 것 없이 힘든 상황이다. 다들 책임이 있는 일’이라고 했다. 최선을 다해 성과를 내는 게 (김성근)감독님께 보답하는 것이라는 얘기도 덧붙였다.”

-24일 김성근 감독이 경기장을 방문했는데, 남긴 말이 있다면?

“내가 감독실을 찾아갔는데,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하시더라. 나는 ‘제가 죄송합니다. 면목이 없습니다’라고 했다. 내가 보좌하는 입장이었으니….”

-향후 팀을 어떻게 운영할 계획인지?

“우리 팀뿐만 아니라 각 팀마다 부상선수가 있는데, 우리 팀은 특히 많다. 부상전력을 최소화시키는 게 우선일 것 같다. ‘건강한 팀’을 만드는데 초점을 둘 생각이다.”

-불펜은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권혁, 송창식은 될 수 있으면 이기는 경기만 투입할 계획이다. 2군에 내려가있는 김재영의 보직은 1군 복귀 후 결정할 것이다.”

-구단 측으로부터 특별히 들은 얘기는?

“없었다. 감독님의 상황에 대해서만 전달 받았을 뿐이다.”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던 최재훈이 1군 선수들과 훈련 중이던데, 복귀 시점은?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팀 내에 햄스트링 부상을 안고 있는 선수가 많다. 부상 없이 건강한 시즌을 치를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지난 23일 감독대행으로 첫 경기를 치른 소감은?

“선수들은 열심히 했는데, 내가 부족해서 졌다. (배)영수가 최대한 끌고 가는 것을 구상한 채 치른 경기였다.”

-팀 훈련에 변화를 줄 생각인가?

“코치들과 상의해야 할 부분인데, 아침이나 야간훈련은 가급적이면 하지 않을 생각이다. 물론 필요에 따라 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선수들에게 주문하고 싶은 사항이 있다면?

“선수뿐만 아니라 코치들까지 다 힘든 상황이긴 하다. 당장은 힘들겠지만, 눈치 보지 말고 편하게 뛰었으면 한다.”

[이상군 감독대행(상)-정민태 투수코치-이상군 감독대행(하).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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