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월드컵] 왜 바르사 재능인지 알겠더라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누가 리오넬 메시의 후배인지 헛갈릴 정도였다. 이승우(19,바르셀로나 후베닐A)는 40m 폭풍 드리블로 아르헨티나 수비를 허수아비로 만들었고, 백승호(20,바르셀로나B)는 침착한 페널티킥으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왜 바르셀로나 재능인지 알 것 같았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축구대표팀은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아르헨티나에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2연승을 달린 한국은 잉글랜드와의 3차전 결과에 상관없이 16강 진출이 확정됐다.

이승우와 백승호가 또 해냈다. 둘은 기니전에 이어 2경기 연속골을 터트리며 한국을 이번 대회에서 가장 먼저 16강에 올려 놓았다.

균형을 깬 이승우였다. 전반 18분 조영욱이 흘려준 패스를 받은 이승우는 하프라인 근처부터 40m를 질주한 뒤 골키퍼가 나오는 것을 보고 환상적인 칩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메시 놀이’였다. 순간적인 스피드로 공간을 파고든 뒤 아르헨티나 최종 수비수를 개인 기술로 따돌렸다. 여기에 골키퍼의 위치까지 파악하며 감각적인 마무리를 선보였다.

이승우는 ‘한국의 메시’로 불린다. 작은 체구에도 폭발적인 스피드와 개인 기술을 갖췄다. 바르셀로나에서도 이를 인정하며 다년 간 계약을 맺었다. 괜히 바르셀로나의 선택을 받은 게 아니다.

백승호도 2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조영욱이 만들어낸 페널티킥을 깔끔하게 차 넣었다. 4만 관중 앞에서 긴장할 법도 했지만, 백승호는 아르헨티나 골키퍼를 완전히 속이며 골문 구석을 흔들었다.

백승호는 바르셀로나 1군에 가장 근접한 선수로 평가된다. 이미 바르셀로나B팀에서 뛰며 메시, 네이마르, 루이스 수아레스 등과 훈련을 함께하기도 했다. 워낙 기본기가 튼튼해 측면 날개부터 중앙 미드필더까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한다. 여기에 팀 플레이에도 능하다.

신태용 감독이 소속팀에서의 출전 시간 부족으로 경기력이 떨어져 있던 백승호를 포기하지 않고 본선까지 데려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가진 재능이 특출했기 때문이다. 일명 ‘백승호 프로젝트’로 불리는 훈련을 통해 백승호를 100% 몸 상태로 만들었다. 그리고 백승호는 2연속골로 답했다.

U-20 월드컵 전까지 이승우와 백승호를 향한 시선은 엇갈렸다.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이지만, 국내 팬들의 시선을 끌만한 확신을 주기에는 2%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터닝 포인트”로 삼겠다던 둘은 전 세계의 시선을 끄는데 성공했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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