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남의 풋볼뷰] 한국 vs 아르헨티나: 신태용의 힌트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아르헨티나전은 16강으로 가는 분수령이다. 신태용 감독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 무승부는 최악의 결과다. 이기는 것에 초점을 맞출 것”라며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면서 “전술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니전과는 다른 전략을 쓰겠다는 얘기다. 동시에 아르헨티나전 맞춤 전술을 사용하겠다는 힌트이기도 하다. 필자는 이번에도 한국의 2골 차 승리를 예상한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 했다. 신태용 감독은 기니전에 앞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의 경기를 직접 지켜봤다. 결과는 잉글랜드의 3-0 승리로 끝났지만 신태용 감독은 내용에선 아르헨티나가 7대3으로 우세했다고 지적했다.

신태용 감독은 “솔직히 아르헨티나가 잉글랜드보다 잘한 경기였다. 득점 기회는 잉글랜드가 살렸지만 내용은 아르헨티나가 압도했다.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했다”고 말했다.

기록을 보면 알 수 있다. 아르헨티나는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스코어만 빼고 거의 모든 부분에서 앞섰다. 점유율(%)은 59대41였고, 슈팅 숫자는 22대7이었다. 코너킥도 9대2였고 실제로 뛴 시간도 아르헨티나가 더 많았다. 하지만 결과는 퇴장으로 10명이 뛴 아르헨티나의 완패였다.

■한국 vs 아르헨티나 예상 포메이션

#한국 3-4-3 포메이션 : 1송범근 – 4정태욱 19김승우 5이상민 - 13이유현 6이승모 7이진현 2윤종규 - 14백승호 10이승우 9조영욱

#아르헨티나 4-2-3-1 포메이션 : 1페트롤리 - 4몬티엘 2포이트 6세네시 3발렌수엘라 - 5아스카시바르 15콜롬바토 - 7토레스 16로드리게스 8팔라시오스 - 18폰세

“전술 변화가 있을 것이다. 우루과이전을 토대로 아르헨티나전을 대비하겠다” – 신태용 감독 –

신태용 감독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포백을 썼던 기니전과는 다른 전술이 가동될 것이라는 힌트다. 유력한 변화는 스리백(back three: 3인 수비)이다. 신태용호는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 김승우를 ‘포어 리베로(Fore Libero:스리백 시스템에서 스토퍼 아래 처져 있는 리베로가 전진해서 미드필더 처럼 플레이하는 것)’로 활용한 스리백으로 2-0 승리를 거뒀다. 남미팀을 상대로 효과를 본 작전이다.

키 플레이어는 김승우다. ‘멀티 수비수’로 꼽히는 김승우는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 모두를 볼 수 있다. 연세대에서도 스리백의 한 축을 담당한다. 우루과이전에서도 리베로 역할을 잘 수행했다.

“후반으로 가면 아르헨티나가 쫓기는 입장이 된다. 우리가 그것을 얼마나 잘 이용하느냐에 따라 좀 더 쉬운 득점이 가능하다” – 신태용 감독 –

신태용 감독은 전술을 바꾸겠지만 공격 축구는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가 높은 점유율을 앞세운 축구를 구사하는 만큼, 전반에는 수비에 무게를 두면서 아르헨티나를 조급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한국에게 비기거나 패할 경우 조별리그 통과를 장담할 수 없다. 골이 계속 나오지 않으면 무리한 도박을 걸 수 있다.

스리백이 유력한 것도 이 때문이다. 포백보단 센터백 숫자가 1명 더 많은 스리백이 수비적으로는 더 안정적이다. 좌우 윙백까지 내려오면 5백이 된다. 또한 아르헨티나의 점유율 축구를 압박하기에도 효과적이다.

“아르헨티나 8번(에세키엘 팔라시오스)이 핵심이다. 활동량이 많은데 측면으로 자주 빠지면서 수비를 교란시키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에게 향하는 패스 연결을 끊어야 한다” – 신태용 감독 –

잉글랜드전에서 아르헨티나는 4-2-3-1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하지만 ‘3’의 가운데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에세키엘 팔라시오스(8번)가 전진할 경우 4-4-2처럼 보이기도 했다. 특히 팔라시오스는 신태용 감독이 얘기한 것처럼 자주 측면 윙어와 자리를 바꿨다. 빌드업을 할 때는 후방까지 내려와 공격 전개에 가담하기도 했다. 그만큼 활동 범위가 넓다.

신태용 감독이 전술 변화를 예고한 것도 2선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팔라시오스를 묶기 위해서다. 중앙을 두텁게 한 변칙적인 스리백이 예상되는 건 이 때문이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뛸 수 있는 김승우가 팔라시오스를 강하게 압박하면 아르헨티나의 연결고리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공격 세트피스보다 수비 세트피스를 연습할 예정이다. 상대 6번(마르코스 세네시)이 돌아가 헤딩하는 능력이 상당히 좋다. 거기에 대비를 해야 한다” – 신태용 감독 –

신태용 감독은 공격 못지 않게 수비 세트피스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높이에 강한 기니와의 경기에서도 대인 방어와 지역 방어를 섞어 상대 세트피스를 무력화시켰다. 아르헨티나전도 수비 세트피스에 비중을 둘 작정이다. 잉글랜드전에 골을 넣지 못했지만 코너킥으로 한 차례 골대를 맞추는 등 아르헨티나의 세트피스는 위협적이었다.

무조건 승리를 외친 신태용 감독이다. 공격에 무게를 두겠다고 했지만 실점을 하지 않는 경기가 우선이다. 자칫 아르헨티나에 발목을 잡힐 경우 잉글랜드와의 최종전에 대한 부담이 커진다. 그가 혹시 모를 세트피스 수비까지 신경 쓰는 이유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TacticalPAD]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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