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남의 풋볼뷰] 한국 vs 기니: 전술 포인트 셋

[마이데일리 = 전주 안경남 기자] 한국과 기니의 대결은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대륙적인 특징이 그대로 드러날 경기가 될 전망이다. 조직을 강조하는 한국의 팀 플레이와 개인을 과시하는 아프리카의 탄력이 충돌한다. 여기에 양 감독의 전술적인 선택 역시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한국의 2골 차 승리를 점친다.

‘전략가’ 신태용 감독은 포백(back four: 4인수비)과 스리백(back three: 3인수비)을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사우디아라비아(3-1승), 우루과이(2-0승), 세네갈(2-2무)과의 세 차례 평가전에서 4-2-3-1/ 3-4-3 / 4-1-4-1을 실험했다. 최종 명단을 추리는 과정에서 ‘멀티 능력’을 강조한 신태용 감독은 상대에 따라 전술을 능수능란하게 바꾼다.

기니전은 기본적으로 포백을 바탕으로 수비형 미드필더(이승모 혹은 김승우)가 빌드업 또는 상대가 공을 소유했을 때 센터백 사이로 내려와 수적 우위를 가져가는 변칙적인 전술을 사용할 예상된다. 다만, 우루과이전보다는 공격적으로 나갈 가능성이 높다. 기니가 1승 상대로 꼽히는데다 홈 개막전에서 강하게 상대를 압도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이승모가 홀딩 역할을 맡고 이진현과 함께 날개로도 뛸 수 있는 이상헌 혹은 임민혁이 선발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포지션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전방에는 조영욱을 중심으로 이승우, 백승호가 좌우 날개로 나서고, 수비에선 ‘브로맨스’ 이상민과 정태욱이 중앙에 서고 이유현, 우찬양이 측면 풀백을 맡을 전망이다. 골키퍼는 송범근이 유력하다.

# 측면

한국과 기니 모두 측면에 강점이 있다. 이승우와 나비 방구라가 경기의 키 플레이어로 꼽히는 이유다. 측면은 중앙보다 압박의 강도가 약하다. 둘러 쌀 수 있는 영역이 중앙에 비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반대로 공을 빼앗겼을 때 역습에 취약하다는 약점이 있다.

기니전은 바로 이 측면에서 경합이 예상된다. 장지현 SBS 해설위원은 “기니는 측면에 빠른 윙어들이 포진해 있다. 방구라의 경우 원터치 후 치고 나가는 스피드가 좋다. 조직적인 플레이보다 개인 능력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한국을 찾은 기니 기자들도 “기니는 측면이 강하다”고 입을 모았다.

수비수 입장에선 풀백과 센터백 사이 공간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차단하느냐가 중요하다. 포백의 경우 풀백이 압박을 위해 전진할 경우 센터백과 거리가 멀어져 상대 윙어에게 공간을 내줄 우려가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의 적절한 커버와 센터백의 위치 선정이 요구된다.

# 트라이앵글

신태용 감독은 평가전을 통해 다양한 미드필더 조합을 실험했다. 기본 틀은 역삼각형이다. 홀딩(김승우 혹은 이승모)을 중심으로 앞에 두 명(이진현, 한찬희, 임민혁, 이상헌)이 선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 우루과이, 세네갈과 평가전에 모두 다른 조합이 출전했다.

기니전은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김승우, 이승모)가 나선 우루과이전보다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앞에서 언급한데로 초반 압박을 통해 기니와의 기선 제압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다. 이럴 경우 이승모가 홀딩 자리에 서고 이진현과 함께 이상헌이 공격 지원에 나설 공산이 크다. 당일 컨디션에 따라 발 기술이 좋은 임민혁도 호흡을 맞출 수 있다.

상대팀 기니 역시 삼각형 미드필더를 구축한다. 공격형 미드필더 모를라예 실라를 중심으로 알세니 수마, 마마두 카네가 수비를 돕는다. 장지현 해설위원은 “실라는 삼각형에서 공미를 맡는데, 패스와 킥이 상당히 좋다. 기니에서 세트피스를 전담한다”며 경계해야 할 선수로 지목했다.

# 세트피스

세트피스는 경기가 팽팽하게 진행될 때 흐름을 깰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한국은 사우디와의 비공개 평가전에서 바로 이 세트피스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특히 세트피스에 대한 한국의 자신감이 대단하다. 백승호는 “프리킥, 코너킥 등 세트피스가 100개도 넘는다”고 말했다. 신태용 감독도 “아직 공개하지 않은 게 많다. 평가전에는 일부러 사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은 지난 4개국 대회와 3차례 평가전에서 세트피스로만 3골을 터트렸다. 전담 키커인 이진현의 날카로운 왼발과 백승호의 헤딩이 주된 공격 패턴이었다. 백승호는 “(이)진현이와는 눈빛만 봐도 무엇을 할 지 안다. 세트피스에서 보여줄 게 정말 많다”며 웃었다.

기니도 세트피스가 강하다. 191cm 장신 수비수 모하메드 알리를 활용한 높이가 위협적이다. 이를 위해 신태용 감독은 공중전을 지배한 세트피스 수비법까지 고안해 냈다. 세네갈과 평가전에서 두 골을 모두 세트피스로 내줬지만, 기니가 이를 눈치챌 것 같아 일부러 일반적인 대인 방어를 했다. 하지만 실전은 다르다. 그동안 베일에 감춰졌던 세트피스 수비를 가동할 계획이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TacticalPAD]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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