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실감나지 않는다” 삼성 주희정, 현역 은퇴…지도자 연수 계획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기록의 사나이’로 불리는 서울 삼성 베테랑 가드 주희정(40, 181cm)이 전격적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2016-2017시즌을 끝으로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한 주희정은 원소속팀 삼성과의 협상을 통해 선수생활에 마침표를 찍기로 했다. 주희정은 오는 18일 오전 11시 KBL센터 5층 교육장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가지며, 은퇴 후에는 구단과 협의해 지도자 연수도 계획 중이다.

주희정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해 온 농구선수를 마감했다는 것이 아직 실감나진 않는다. 선수 생활을 건강하게 마친 것에 대해서 KBL 팬들, KBL 구단 관계자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KBL에 입성할 수 있게 도와주신 최명룡 감독님을 비롯해 김동광, 유도훈, 김진, 문경은, 이상민 감독님께도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주희정은 이어 “누구보다도 힘들 때마다 나를 잘 잡아준 아내와 아이 넷을 잘 돌봐주신 장모님께 고맙고 또 고맙다. 어려서부터 단둘이 함께 지내왔던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도 많이 난다. 1,000경기 넘게 뛰어오면서 겪었던 나만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후배들에게 전수해줄 수 있도록 지도자 공부도 열심히 하는 꾸준한 주희정이 되고 싶다. 자세한 이야기들은 기자회견장에서 말씀드리겠다“라고 덧붙였다.

예상외의 결과였다. 주희정은 비록 2016-2017시즌 정규리그서 데뷔 후 처음으로 평균 10분 미만(9분 55초)의 출전시간을 소화하는데 그쳤지만, 플레이오프서 컨디션이 저하된 김태술을 대신해 경기운영을 도맡았다.

실제 주희정은 6강, 4강 플레이오프 10경기서 평균 22분 동안 5.8득점 2.8리바운드 3.5어시스트로 건재를 과시했다. 안양 KGC인삼공사와 맞붙은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녹슬지 않은 속공 전개능력을 보여줬다. 여전히 경쟁력을 보여줬지만, 박수 칠 때 떠나는 쪽을 택한 셈이다.

이로써 1997-1998시즌 신인상을 수상하며 프로농구에 데뷔한 주희정은 원주 나래(현 동부), 삼성, 안양 KT&G(현 KGC인삼공사), 서울 SK 등을 거쳐 20시즌을 소화한 끝에 현역생활을 마무리하게 됐다.

주희정은 정규리그서 통산 1,029경기(1위) 8,564득점(5위) 3점슛 1,152개(2위) 3,439리바운드(5위) 5,381어시스트(1위) 1,505스틸(1위)을 기록했다. 트리플 더블은 전체 공동 2위이자 국내선수 1위인 8차례 작성했다.

이외에도 굵직굵직한 기록을 많이 남겼다. 사상 최초의 신인상 수상자 주희정은 2008-2009시즌(당시 KT&G)에 플레이오프 탈락팀 소속 선수로는 처음 정규리그 MVP에 선정됐고, 신인상(1997-1998시즌)-MVP(2008-2009시즌)-식스맨상(2013-2014시즌)을 모두 수상한 역대 최초의 선수로도 이름을 남겼다. 2016-2017시즌에는 사상 첫 1,000경기 출전도 달성했다.

[주희정.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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