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유 받은 KGC 이정현 “죄송하다…내가 부족했기 때문” (일문일답)

[마이데일리 = 잠실실내체 최창환 기자] 이정현이 볼을 잡으면, 체육관에는 야유가 끊이지 않았다. 예상된 풍경이었지만, KGC인삼공사는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26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의 2016-2017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접전 끝에 88-82로 역전승했다.

데이비드 사이먼(34득점 6리바운드 2어시스트)이 꾸준히 득점을 쌓았고, 오세근(22득점 12리바운드 4어시스트 2블록)은 더블 더블로 힘을 보탰다. 이정현은 9득점 2리바운드 4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했지만, 3점슛은 6개 가운데 1개만 림을 갈랐다.

이날 경기의 화두는 이정현이었다. 이정현은 2차전서 공격을 시도하는 도중 이관희을 팔로 가격했고, 이관희는 이에 심판 휘슬이 나온 이후 이정현을 몸으로 밀쳤다. KBL은 이 상황에 대한 재정위원회를 열었고, 이관희에게 1경기 출전정지 및 제재금 200만원을 부과했다. 이정현은 제재금 150만원을 받았다.

이날 경기는 삼성의 홈경기였다. ‘원인 제공’이라는 상황까지 더해져 삼성 팬들은 이정현이 볼을 잡거나, 교체될 때마다 끊임없이 야유를 쏟아냈다.

이정현은 경기종료 후 “내가 잘못했다. 참았어야 하는 행동이었다. 내가 부족해 그런 상황이 나와 죄송하게 생각한다”라며 심정을 전했다.

-공만 잡으면 야유가 쏟아졌는데, 어떻게 극복했나?

“2차전 이후 욕을 많이 먹었다. 개인적으로 힘들었다. 그 선수를 진심으로 가격하려고 했던 건 아니다. 내가 부족해서 감정 컨트롤을 못해서 거친 수비에 욱했다. 오펜스 파울이 맞다. 내가 잘못했다. 참았어야 하는 행동이었다. 내가 부족해 그런 상황이 나와 죄송하게 생각한다. 챔프전에서 그런 모습이 나온 것도 죄송하다. 팀의 주축선수로서 팀에 피해를 입힌 것 같아서 마음 고생했다. (야유는)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 이 정도일 줄은 몰랐지만, 팀에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세근이, 희종이 형이 격려를 많이 해줬다. 앞으로 더 주의하겠다. 죄송하다.”

-야유가 경기력에 영향을 끼쳤나?

“처음 겪어본 일이고, 원정경기였다. 심리적으로 흔들리긴 했다. 희종이 형이 ‘흔들리지 말고 뛰어라’라고 하셨다. 2차전 때는 내가 볼을 소유하는 시간이 길었다. 이를 분산시키고, 5명이 다 같이 하는 농구를 하자고 했다. 오늘은 벤치멤버들이 너무 잘해줬다. 병현이 형, 성곤이, 병현이 형 등 벤치멤버들에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4차전도 힘들겠지만, 국내선수들이 뭉쳐서 KGC인삼공사만의 플레이를 하겠다. 나도 개인적인 욕심 버리고 팀을 위한 역할을 소화하겠다.”

-KGC인삼공사 팬들은 ‘이정현’을 연호했는데?

“후반에는 공격진영이다 보니 응원 소리가 들렸다. 나를 싫어하는 분도 있지만, 좋아하는 분도 있다. 그들을 위해 멘탈이 흔들리지 않게 노력했다. 이겨서 인터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에 감사하다.”

-4차전서 다시 이관희와 상대하게 될 텐데, 각오를 말한다면?

“말하기 조심스럽다. 그 선수도 자기만의 플레이 스타일이 있을 것이다. 나도 흥분을 가라앉히고 챔프전에 걸맞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1쿼터 막판에는 자유투, 3점슛이 잘 들어갔다. 그 시점 슛 밸런스를 돌아본다면?

“집중한 게 운 좋게 들어갔다. 시간에 쫓기면서 던지다 보니 터프샷이 자주 나온다. 그래서 야투율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그 부분은 신경 쓰지 않는다. ‘언제든 해결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항상 갖고 있다. 후반에도 자신 있게 던졌지만, 잘 안 들어갔다. 다른 부분에서 팀에 기여하려다 보니 후반에는 득점이 저조했던 것 같다.”

[이정현. 사진 = 잠실실내체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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