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곽 불균형’ 삼성, 임동섭 살아나야 반격 가능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삼성은 챔프 1차전을 통해 2가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리카르도 라틀리프의 골밑장악력이 여전했던 반면, 슈터 임동섭의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묘약이 필요해보였다.

서울 삼성은 지난 22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2016-2017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77-86으로 패했다. 삼성은 2쿼터 중반 주도권을 빼앗긴 이후 줄곧 끌려 다닌 끝에 1차전을 넘겨줬다.

라틀리프는 여전히 위력적이었다. 전반에 이미 더블 더블(20득점 10리바운드)을 작성하는 등 43득점 15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플레이오프 개인 최다 타이인 23번째 더블 더블이었다.

문제는 3점슛이었다. 삼성은 라틀리프가 매 쿼터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했지만, 3점슛은 순도가 떨어졌다. 3쿼터까지 문태영만 2개 넣었을 뿐, 이외의 13개는 모두 림을 외면했다. 임동섭 역시 이때까지 3개의 3점슛을 모두 놓쳤다. 임동섭은 4쿼터 들어 3개 가운데 1개를 성공시켰지만, 분위기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KGC인삼공사의 외곽을 이정현이 맡고 있다면, 삼성에서 그 역할은 임동섭이 소화해야 한다. 임동섭은 정규리그서 평균 2.2개(전체 4위)의 3점슛을 성공시킨 장신슈터다.

하지만 임동섭의 3점슛은 플레이오프 들어 점차 위력이 저하되고 있다. 임동섭은 인천 전자랜드와의 6강 1차전을 시작으로 고양 오리온과의 4강 2차전까지 7경기서 평균 2.4개의 3점슛을 넣었다. 성공률은 41.5%에 달했다. 매 경기 두 자리 득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KGC인삼공사와의 챔프 1차전 포함 이후 4경기에서 3점슛 기록은 평균 1개, 성공률 16.7%에 불과하다. 이 기간에는 평균 4.5득점에 그치는 등 매 경기 한 자리 득점에 그쳤다. 챔프 1차전 종료 후 “전체적으로 체력이 떨어졌는데, 이게 낮은 슛 성공률로 이어졌다”라는 이상민 감독의 말대로 체력적인 면에서 과부하가 걸린 탓이다.

임동섭은 플레이오프 11경기서 평균 32분 20초를 소화했다. 팀 내에서 라틀리프(평균 37분 40초)에 이어 2번째로 높은 수치다. 모든 선수들에게 라틀리프와 같은 괴력을 기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현재까지만 봤을 땐 임동섭의 부담을 덜어줄 대안도 마땅치 않다. 이동엽은 준수한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슛은 기복이 있다. KGC인삼공사가 전자랜드나 오리온과 같은 트랩을 쓰지 않는 만큼, 삼성 슈터들은 이전 시리즈와 같은 오픈 찬스를 기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분명한 건 임동섭 역시 삼성이 예상을 뒤엎고 챔프전에 진출하는 데에 기여한 자원이라는 점이다. 임동섭은 전자랜드와의 6강 4차전서 3개의 3점슛을 넣으며 벼랑 끝에 몰린 삼성을 구했고, 오리온과의 4강 1~2차전에서는 평균 13.5득점으로 활약했다. 덕분에 삼성은 2경기 모두 승리할 수 있었다.

일단 이상민 감독은 챔프 1차전 종료 후 “전체적으로 체력이 떨어져 2차전은 선발 명단에 변화를 줘야 할 것 같다”라며 변화를 암시했다.

특정선수의 이름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삼성 입장에서 하락세를 그리고 있는 임동섭의 3점슛 성공률을 끌어올리는 건 반드시 필요한 과제다. 라틀리프가 부담을 덜어낼 수도 있는 만큼, 이는 분위기 전환을 노리는 삼성에게 상당히 중요한 미션이 될 것이다.

[임동섭.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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