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주목하는 잠재력…최재훈은 부응할까?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포수 최재훈(28)이 데뷔 후 처음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향후 자신의 선수생활에 큰 전환점이 될 수도 있는 기회를 맞이한 셈이다.

한화 이글스는 지난 17일 두산과 1대1 맞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한화는 두산의 백업 포수 최재훈을 영입했고, 반대급부로 신성현이 두산 유니폼을 입게 됐다.

신성현은 한화에서 활용도가 높은 선수였다. 최근 임시방편으로 포수를 맡았던 것을 논외로 해도 3루수, 유격수, 1루수가 가능했다. 정교함은 떨어지지만, 한방을 기대할 수 있는 장타력도 지녔다. 선발과 대타를 두루 오가는 자원이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취약한 포지션을 보강하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출혈은 감수해야 할 터. 특히 한화는 포수 보강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던 팀이다.

한화는 신경현이 은퇴한 후 줄곧 포수가 약점으로 꼽혔다. 정범모의 성장세는 더뎠고,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조인성과 차일목은 노장이다. 한승택, 김민수 등 유망주들도 팀 내에 있었던 일련의 변화를 통해 이적했다.

한화 입장에서 포수를 보강할 수 있다면, 신성현이라는 출혈은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었던 셈이다. 한화의 최재훈 영입은 그렇게 급물살을 탔다.

2008년 두산에 육성선수(당시 신고선수)로 입단한 최재훈은 프로 통산 277경기서 타율 .219(416타수 91안타) 4홈런 38타점을 올렸다.

기록은 크게 두드러지지 않지만, 최재훈은 야구팬들에겐 굵고 짧게 존재감을 심어준 바 있다. 최재훈은 2012년 이토 쓰토무 두산 수석코치의 관심 속에 성장세를 이어갔고, 2013년 포스트시즌서 대단한 활약상을 펼쳤다.

최재훈은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안정적인 블로킹으로 두산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힘을 보탰고,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는 동점 적시타를 터뜨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성장세는 기대만큼 두드러지지 않았다. 양의지라는 주축 포수가 자리매김하고 있어 기회를 얻는데 어려움이 따랐다.

최재훈은 일단 한화에서 즉시전력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더불어 한화는 최재훈이 팀 내에 있는 베테랑-육성군 포수 사이의 가교역할까지 소화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훌륭한 포수를 영입했다. 만족스러운 트레이드”라는 게 한화 측의 설명이다.

다만, 취약포지션을 보강한 건 반갑지만, 최재훈의 활용도 또는 성장 가능성은 보다 지켜볼 필요가 있다. 최재훈은 수비라는 측면에서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통산 타율(.219)에서 알 수 있듯 타격은 안정감이 떨어진다. 올 시즌 타율 .429(7타수 3안타)를 기록 중이지만, 아직 표본이 적다.

더불어 그간 떨어졌던 경기감각 회복, 기존 선수들과의 호흡 등 최재훈이 극복해야 할 과제도 많다. 단순히 양의지에 막혀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던 것인지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미다.

최근 김민식(KIA)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잠재력 있는 포수의 가세가 팀에 끼치는 효과는 상당하다. 또한 두산 출신으로 트레이드 이후 즉시전력으로 보탬이 된 포수도 많았다.

최재훈은 산재해있는 과제를 극복하며 한화의 새로운 안방마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선발투수들의 부진으로 슬럼프에 빠졌지만, 향후 한화의 행보를 보다 흥미롭게 지켜볼만한 요소가 늘어난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최재훈.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