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아니라 선수라는 기성용의 작심 발언

[마이데일리 = 서울월드컵경기장 안경남 기자] ‘캡틴’ 기성용(28,스완지시티)이 축구대표팀의 부진이 슈틸리케 감독이 아닌 선수들에게 있다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시리아와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7차전 홈 경기서 홍정호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4승1무2패(승점13)를 기록하며 조 2위 자리를 유지했다. 월드컵 본선은 조 1, 2위가 직행한다.

승리는 했지만 경기력은 여전히 아쉬움을 남겼다. 오히려 시리아가 골대를 맞추지 않았다면 비길 수도 있는 경기였다. 시리아 알 하킴 감독도 “경기 내용은 무승부”라며 경기력에선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시리아전 승리에도 슈틸리케 감독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졌다. 아리송한 전술과 용병술은 시리아전에도 똑같이 반복됐다.

하지만 캡틴 기성용은 대표팀의 부진이 슈틸리케 감독이 아닌 자신들에게 있다고 꼬집었다. 작심 발언이었다. 그는 “일단 이겼기에 목표는 이뤘다. 하지만 경기력은 불만스럽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슈틸리케 감독님이 많은 준비를 했다. 그러나 어떤 플레이를 이야기해도 선수들이 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밖에서는 감독님을 문제로 꼽지만 개인적으로 선수들이 전술적으로 이를 수행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기성용은 거듭 감독이 아닌 선수들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처럼 한다면 어떤 감독이 와도 문제가 생긴다. 중국, 시리아전을 통해 선수들의 경기력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감독이 문제가 아니다. 오늘 모습은 대표팀 수준에 한참 부족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성용의 주장처럼 경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술과 함께 선수 개개인의 기량에도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기본적인 패스부터 볼 터치까지 실수가 너무 많았다. 그로인해 흐름이 자주 끊겼고 한 명 한 명의 실수가 쌓여 팀 전체로 크게 번졌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도 기성용의 쓴소리에 공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만족하지 못한다. 오늘은 부족한 경기였다”면서 “(기)성용이 형의 이야기에 공감한다. 감독님이 선발을 짜지만 경기장 안에서 뛰는 건 결국 선수들이다. 선수들이 책임감 없이 플레이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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