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엔트리' 넥센 이정후, 시범경기 돌풍 이어갈까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정규시즌에서도 시범경기 때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까.

이정후(넥센 히어로즈)는 시범경기 동안 많은 주목을 받은 선수 중 한 명이다. 프로 데뷔 당시부터 이종범 해설위원의 아들로 유명세를 떨쳤던 그는 시범경기 동안 맹타를 휘두르며 더욱 많은 관심을 받았다.

시범경기 성적은 12경기 타율 .455(33타수 15안타) 4타점 1도루 9득점. 비록 규정타석에 미치지 못해 '장외 타격왕'에 만족했지만 '될성 부른 떡잎'임은 만방에 증명했다.

겉으로 드러난 성적만 좋은 것은 아니다. 4타점 중 2타점은 8회 나온 역전 적시타였으며, 다른 2타점은 9회 나온 동점 2루타였다. 승부처에서 더욱 강한 모습을 보였던 것. 아무리 시범경기라 하더라도 고졸 신인이 이뤄내기는 결코 쉽지 않은 일들이다.

시범경기 맹활약을 바탕으로 이정후는 개막전 엔트리에 승선했다. 시범경기 최종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장정석 감독은 "잘하는 선수를 안 쓰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면서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시킬 생각"이라고 전했다.

주변 여건도 이정후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비록 팀에게는 좋지 않은 일이지만 중견수 자원 중 한 명인 임병욱이 팔꿈치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것.

또한 넥센 외야진은 장정석 감독이 어떤 식으로 선수를 기용하느냐에 따라 선수 구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고종욱의 경우 좌익수를 주로 보지만 중견수로 뛸 수 있으며 이택근과 대니 돈은 좌익수와 우익수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이정후 역시 시범경기 동안 좌익수, 중견수, 우익수 포지션을 모두 경험했다.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황이기에 이정후로서는 정규시즌 초반 강한 인상을 남긴다면 외야 어느 포지션이든 자신의 자리로 만들 수 있다.

최근 KBO리그에서는 순수 신인, 그것도 고졸신인이 맹활약하는 모습을 보기 힘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정후가 정규시즌에서도 '바람의 손자'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까. 만약 기대가 현실이 된다면 넥센은 물론이고 KBO리그 전체에도 활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정후.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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