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기성용 "월드컵 출전 못한다는 생각 하지 않는다"

[마이데일리 = 중국 창사 김종국 기자]축구대표팀의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이 월드컵 최종예선 통과에 대한 각오를 나타냈다.

기성용은 21일 오후(한국시각) 중국 창사 캠핀스키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오는 23일 중국을 상대로 치르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6차전에 대한 각오를 나타냈다. 한국은 3승1무1패(승점 10점)의 성적으로 A조 2위에 올라있는 가운데 최하위 중국(승점 2점)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대표팀의 중국 원정경기는 월드컵 최종예선 반환점을 통과한 후 첫 경기다.

기성용은 "아무래도 다른 경기보단 이번 중국전이 중요할 것 같다.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조 1위로 올라갈 수도 있고 조 3위로 내려갈 수도 있다. 최종예선은 매경기가 쉽지 않지만 이번 경기는 원정경기다. 예전보다 선수들이 더 비장한 것 같다"고 말했다.

기성용은 지난해 최종예선 중국과의 홈경기서 힘겨운 승리를 거뒀던 것에 대해선 "중국과의 첫 경기였다. 중국축구를 접할 기회가 없었다. 우리가 마지막 15분 정도 긴장을 늦췄다. 3골이 들어간 이후에 영리한 플레이를 해야 했는데 그런 점이 부족해 실점했다"며 "그 당시와 지금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중국은 전술적, 조직적으로 더 완성됐을 것이다. 지난 카타르전을 보니 예전보다 팀이 조직적으로 좋아진 것 같다"는 뜻을 나타냈다.

최근 부상에서 회복한 기성용은 "재활을 하면서 대표팀 경기를 뛸 수 있다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에 맞춰 노력했다. 생각보다 무릎 재활이 순조롭게 잘됐다. 지난 경기에서 선발 출전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대표팀에 마음 편하게 합류하게 됐다. 컨디션은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전했다.

기성용은 차두리 전력분석관과의 관계에 대해 "경기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한다. (차)두리형은 대표팀에 있는 선수들과도 생활을 많이했다. 대표팀을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시절 경험도 많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선 어떤 마음가짐으로 경기하자는 이야기를 해준다. 나도 도움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중국 수비진의 경기력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올해 초 열린 차이나컵에서 중국은 새로운 선수들도 많이 투입됐다. 지난해 카타르와의 월드컵 예선 경기를 봤는데 공격적이었다. 중국은 홈에서 경기하기 때문에 전방압박을 많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이 지난 경기에서 우리에게 2-3으로 패해 해볼만하다는 생각으로 강하게 나올 것이다. 우리 선수들이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이번 원정경기는 홈경기보단 수비쪽에서 실수가 없어야 하고 실점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 점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성용은 "축구는 11명이서 하는 경기다. 어떤 날은 경기하다보면 1-2명의 선수가 부진할 수 있다. 나머지 선수들이 그 선수들을 이끌어가면 문제가 없다"면서도 "6-7명의 선수가 부진하면 나머지 선수들이 끌고 나가기 어렵다. 선수들이 지난 이란전에서 많은 경험을 해봤다고 생각한다. 그런 분위기에서 어떻게 경기할지 충분히 느꼈다고 생각한다. 이번 경기는 월드컵 본선으로 가는 최종예선 경기 중 하나이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사드로 인해 부담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번 경기도 최종예선 경기 중 하나"라는 뜻을 나타냈다.

기성용은 손흥민(토트넘)이 경고누적으로 중국전에 결장하는 것에 대해 "흥민이는 공격진에서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는 선수이기 때문에 아쉽다. 뛸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선수가 채워야 한다. 흥민이 대신 투입되는 선수도 책임감이 있을 것이다. 누가 출전하더라도 그 자리에 뛰는 선수가 기대되는 것이 사실이다. 흥민이가 있다면 플러스 요인이 많겠지만 어려운 상황을 이겨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기성용은 "주장의 역할도 있지만 이제는 막내였을 때와는 대표팀에 대한 무게감이 다르다"며 "당시에는 선배들에게 의지하는 부분이 있었다. 지금 같은 경우에는 후배들을 이끌어야 한다. 그런 부분으로 인해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지금까지 대표팀을 했던 기간보다 앞으로 대표팀을 할 수 있는 기간이 적기 때문에 한경기 한경기가 소중하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까지 한번도 대표팀에 발탁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사람들이 예전에 대표팀 선수들의 투혼이 좋았고 희생했다는 이야기도 하는데 이제는 예전과는 세대가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예전보다 외국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많아졌고 세계적으로도 그런 추세가 강해졌다. 선수들의 가치관도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많이 변했다고 생각한다. 외부에서 보기에 부정적일 수 있다. 하지만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에 나설 때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나라를 대표해 나가는데 책임감이 없는 것은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가정을 이끌고 있는 기성용은 가족으로 인해 가치관이 변화했는지 묻는 질문에는 "힘들기도 하지만 도움이 많이 된다. 축구를 하다가 힘든 시간도 있고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가족을 보면 그런 것을 잊어버리게 된다. 딸이 재롱도 하면 피로감도 풀린다. 이제는 가족이 가장 우선 순위"라고 답했다.

"지난 최종예선 5경기에서 우리가 어려운 시간을 겪기도 했다. 내가 어떻게 하면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생각했다"는 기성용은 "이제 5경기가 남아있고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월드컵에 출전할 것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우리 동료들을 보면 충분히 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 나는 월드컵에 출전했지만 월드컵에 한번도 출전하지 못한 선수들이 월드컵에 나서지 못하면 선수 생활을 하면서 굉장히 아쉬울 것이다. 선수들도 월드컵에 대한 로망이 있을 것"이라며 의욕을 보였다.

기성용은 상대편들로 가득찬 원정경기에 나서는 것에 대해선 "초반 흐름이 중요하다. 초반 15-20분이 중요하고 상대도 강하게 나온다. 그 순간 밀린다면 상대는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하게 된다. 초반에 얼마나 선수들이 긴장하지 않고 자기 모습을 보여주는지에 따라 90분이 결정된다"고 말했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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