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록의 나침반] 악플은 폭력…단, 이국주도 사과해야 하는 이유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악플러에게는 단호히 대응하되, 이국주도 사과해야 한다.

개그우먼 이국주가 악플러에게 강경 대응 뜻을 밝혔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가상 남편 가수 슬리피와의 뽀뽀 장면이 전파를 탄 뒤 일부 네티즌이 모독적인 악플을 단 것이다. 그러나 배우 온시우가 과거 방송 중 이국주가 남성 출연자를 성희롱했다고 지적하자 논란은 '악플 대 성희롱' 식으로 확대됐다.

명백히 이국주와 악플러 모두 잘못한 일이다. 이국주는 그동안 여러 차례 방송에서 남성 출연자들에게 성희롱성 행동을 반복해왔다. 기습적으로 뽀뽀를 한다거나 남성 출연자의 엉덩이를 손으로 움켜쥐는 행위 등이다.

이국주의 분명한 사과가 필요하다. 그는 지난해 KBS 2TV '해피투게더'에 출연해 자신의 행동이 "욕을 먹고 있다"며 "대본에 있는 것들"이라며 대수가 아니란 듯 해명한 바 있다.

반대로 남성 연예인이 여성 출연자를 향해 같은 행동을 했다면 '논란'이 아니라 '비난'이 쏟아졌을 일이다. '웃음'을 주기 위해 한 행동이라도, 당사자 혹은 시청자 중 불쾌감을 느끼는 이들이 다수라면 자신의 '웃음'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해피투게더' 후 이국주는 SNS로 "기분 나쁘신 모든 분들께 사과 드립니다"라며 "웃음만을 생각해 오바 한 것에 대해 앞으로 많이 조심하겠습니다. 더더더 신경쓰고 더더더 조심하고 더 노력하겠습니다"란 사과 글을 남기기는 했다. 무엇 때문에 사과하는지 명확히 밝히지도 못한 반쪽 사과였다.

그간 우리 방송에선 남성 연예인을 향한 성희롱성 행동이 '웃음'을 이유로 숱하게 자행돼왔다. 이국주가 지금이라도 진심으로 사과해 향후 그릇된 방송 문화가 개선되는 시발점이 되어야 한다.

단, 이국주가 과거 방송에서 성희롱성 행동을 했더라도 악플들이 정당성을 얻는 건 결코 아니다. 비판 아닌 인신공격성 댓글은 단지 '사이버 폭력'이다. 이는 이국주뿐 아니라 모든 연예인들이 단호하게 대처해 익명성 뒤에 숨은 악플러들에게 경종을 울려야 한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KBS 2TV, SBS 방송 화면]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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