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선호, 러시아 친선경기 2차전서 역전패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세계 랭킹 2위의 강호 러시아를 상대로 또 다시 대등한 승부를 펼치며 ‘세계의 벽’에 바짝 다가섰음을 확인시켰다.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19일 강릉 아이스하키센터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친선 경기 2차전에서 2피리어드 중반 한때 2-1로 앞서는 등 대등한 승부를 펼쳤지만 개인기와 결정력에서 한 수 위인 러시아에게 잇달아 골을 내주며 2-5로 재역전패했다.

18일 열린 친선 경기 1차전에서 예상을 뒤엎는 한 점 차 접전(3-4패)을 펼치며 자신감을 얻은 한국은 2차전 초반부터 공수에 걸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러시아를 강하게 압박했다. 경기 시작 3분 50초 만에 세르게이 슈마코프(노보시비르스크)의 선제골로 러시아가 앞서갔지만 한국은 곧바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저력을 발휘했다. 1피리어드 4분 24초에감상욱(안양 한라)으로부터 퍽을 연결 받은 김기성(안양 한라)이 상대 골문 뒤쪽에서 하이 슬럿으로 패스를 올렸고 안진휘(안양 한라)가 지체 없이 원타이머로 마무리, 러시아 골 네트를 흔들고 포효했다. 1차전 만회골에 이은 안진휘의 2경기 연속 득점이었다.

1피리어드를 1-1로 마친 한국은 2피리어드 들어 눈에 띄게 높아진 자신감을 바탕으로 맹공을 펼쳤고 2피리어드 4분 33초 만에 이영준(국군체육부대)이 문전으로 밀어 넣은 퍽을 성우제(안양 한라)가 방향을 바꾸며 역전골을 뽑아내 강릉아이스하키센터를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예상치 못한 한국의 강공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던 러시아는 2피리어드 중반 들어 전열을 재정비, 반격에 나섰고 2피리어드 11분 15초에 세르게이 슈마코프가 골 크리스 앞쪽에서 뽑아준 패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던 콘스탄틴 오쿨로프(노보시비르스크)가 마무리,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동점골을 허용한지 2분 18초 만에 표도르 벨리야코프(노보시비르스크)의 슬랩샷이 골리에 리바운드된 것을 드미트리 오구르초프(니즈니캄스크)가 밀어 넣으며 추가 실점하자 백지선 감독은 흐름을 끊기 위해 타임아웃을 부르고 흐트러진 집중력을 다잡았다.

한국은 3피리어드 들어 수문장을 맷 달튼(안양 한라)에서 황현호(안양 한라)로 교체했고 3피리어드 1분 21초에 바딤 쿠다코의 트리핑 반칙으로 파워 플레이(상대 페널티로 인한 수적 우세 상황) 찬스를 잡았고 알렉스 플란트(안양 한라)의 센터링을 김상욱이 문전으로 뛰어 들며 슈팅으로 마무리했지만 러시아 수문장 이고르 유친스키(예카테린부르그)가 그림 같은 세이브로 막아내며 결정적인 동점 기회를 놓쳤다.

한국은 체력적인 부담이 가중된 듯 3피리어드 중반 이후 둔탁한 몸놀림을 보였고 러시아는 한국의 턴오버를 틈타 잇달아 추가골을 뽑아내며 승세를 굳혔다. 3피리어드 6분 33초에 우리 수비 지역에서 흐른 퍽을 빅토르 코마로프(톨리야티)가 골 크리스 근처에서 골대 천장을 때리는 감각적인 슈팅으로 마무리했고 3피리어드 14분 16초에는 뉴트럴 존에서 퍽을 가로챈 키릴 세미노프의 패스를 받아 비아체슬라브 레시첸코(스파르타크 모스크바)가 날카로운 리스트 샷으로 한국 골 네트를 흔들었다.

한국은 비록 2-5로 패배했지만 유효슈팅에서 18대 20을 기록하는 등 2016년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랭킹 2위의 러시아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쳐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확인시켰다.

러시아 친선 경기를 마치고 해산한 대표팀은 4월 초에 재소집돼 같은달 22일부터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열리는 2017 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 대회에 출전한다. 카자흐스탄(16위) 오스트리아(17위) 헝가리(19위) 폴란드(20위) 우크라이나(22위)와 맞서는 대표팀은 사상 최초의 월드챔피언십 승격(2위 이내)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진 = 하키포트(임채우) 제공]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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