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호 홈런' 황재균, LA 다저스였기에 더욱 값진 한 방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강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한 한 방이었다.

황재균(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은 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LA 다저스와의 경기에 7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 홈런 포함 3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황재균은 최근 다소 주춤했다. 3일 LA 에인절스전에서 멀티히트를 때린 이후 3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날 모처럼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그는 첫 타석에서 클레이튼 커쇼를 상대로 투수 앞 땅볼을 기록했다.

두 번째 타석이 하이라이트였다. 팀이 1-2로 뒤진 5회초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나선 황재균은 상대 세 번째 투수 스티브 겔츠의 공을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2월 26일 시카고 컵스전 이후 시범경기 2번째 대포.

이날 홈런이 더욱 값진 것은 LA 다저스를 상대로 때렸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와 LA 다저스는 뉴욕 양키스-보스턴 레드삭스와 함께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라이벌이다. 전신인 뉴욕 자이언츠-브루클린 다저스 시절부터 현재까지 라이벌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제 아무리 시범경기라 하더라도 팬들이나 코칭스태프의 관심도는 다른팀과의 그것보다 높을 수 밖에 없다.

황재균으로서는 더욱 강력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한 방이었다. 같은 결과를 내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때 그 성적을 내는 것과 관심도가 떨어질 때 그 성적을 내는 것은 선수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또한 황재균은 그동안 아쉬움을 남겼던 수비에서도 프랭클린 구티에레스의 장타성 타구를 막아내는 등 인상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미국 진출 첫 해인 황재균에게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각인'시킬 장면들이 필요하다. 샌프란시스코 소속으로 LA 다저스전에서의 홈런과 호수비. 현재 치열한 로스터 진입 경쟁을 펼치고 있는 황재균에게 이만큼 좋은 결과는 없다.

[황재균. 사진=AFPBBNEWS]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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