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승부처: KGC 폭발력 극복한 오리온의 노련한 저항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KGC는 느슨했고, 오리온은 잘 파고들었다. 그러나 역시 승부는 4쿼터에 갈렸다. 오리온의 노련한 저항이 KGC의 내, 외곽 폭발력보다 돋보였다.

오리온은 25일 KGC와의 홈 경기서 이승현과 장재석을 동시에 선발 투입했다. KGC가 40분 내내 가동할 수 있는 데이비드 사이먼과 오세근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물론 애런 헤인즈가 있다. 그러나 최근 경기력 기복과 수비력 약화라는 고민이 있었다. 더구나 골밑 도움수비가 가능한 김동욱은 어깨 통증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오리온은 이승현과 장재석이 사이먼과 오세근을 상대로 최대한 버텨냈다. 그런데 최근 4연승을 달렸던 KGC가 심상찮았다. 전반전 내내 어딘가 느슨했다. 특유의 묵직한 맛이 사라졌고, 성급한 슛 셀렉션과 부정확한 슛, 턴오버와 느슨한 리바운드 가담 등으로 스스로 주저 앉았다. 2쿼터에는 5분31초전 전성현의 좌중간 3점포가 나오기 전까지 단 1점도 올리지 못했다.

그 사이 오리온은 특유의 효율적인 연계플레이가 돋보였다. 헤인즈, 이승현, 허일영, 장재석의 이타적인 플레이로 손쉽게 점수를 만들었다. KGC는 오리온의 매끄러운 공격에 전혀 대처하지 못했다. 수비 강도도 느슨했다. 그렇게 오리온이 2쿼터 중반 15점 내외로 달아났다.

그러나 KGC는 역시 KGC였다. 키퍼 사익스 위주의 리드미컬한 공격 움직임이 되살아났다. 사이먼이 잠시 쉬는 사이 김철욱과 전성현이 내, 외곽에서 제 몫을 했다. 그러면서 오세근의 전투력도 살아났다. 전반전은 오리온의 12점 리드였으나 흐름을 KGC가 많이 가져온 상태였다.

KGC가 3쿼터에 완전히 흐름을 장악했다. 묵직한 골밑 공격이 살아났다. 김승기 감독은 "사이먼도 힘으로 경기를 하는 것 같지만, 상당히 영리하고 요령이 좋다"라고 했다. 나이가 많은 사이먼은 무리하게 골밑에서 몸싸움을 통한 공격을 하지 않는다. 경기 흐름을 간파, 필요한 순간만 골밑에 들어가고 나머지는 미드레인지에서 슈팅 위주의 공격을 한다. 김 감독은 "내가 그렇게 하라고 했다. 대신 수비를 아주 열심히 해준다"라고 칭찬했다.

사이먼과 오세근이 헤인즈, 장재석, 이승현을 상대로 연이어 묵직한 골밑 공격을 성공하면서 흐름이 순식간에 KGC로 넘어갔다. 이때 오리온은 순간적으로 느슨해지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KGC는 4쿼터 초반 4점차까지 추격, 오리온을 압박했다.

그러나 오리온은 버텨냈다. KGC가 사이먼을 내보내자 사익스를 쓸 수 없었고, 자연스럽게 바셋을 막을 선수가 없었다. 바셋이 KGC 수비망을 헤집으면서 공격 활로를 뚫었다. 수비에선 이승현이 사이먼을 막고 최진수가 트랩을 시도했다. 오세근은 최진수가 막고 바셋 등 다른 선수들의 트랩이 이어졌다. 장재석이 5반칙으로 물러난 상황, KGC 골밑 전투력이 살아난 상황서 오리온이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었다.

결국 KGC는 사이먼을 빼고 사익스를 넣었다. 그러면서 오리온은 골밑 수비 부담을 조금 덜어냈다. 이때 KGC는 두 차례 흐름을 놓쳤다. 우선 8분20초전, 7분31초전 이정현이 좌중간과 우중간에서 3점슛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상체가 흔들렸다. 이정현은 수비자파울을 주장했으나 심판진은 접촉을 인정하지 않았다. 3분19초전에는 오리온 문태종이 스틸과 골밑 득점을 올렸다. 상대 반칙으로 자유투까지 얻었다. 이때 김승기 감독이 항의하다 테크니컬파울을 받았다. 문태종이 자유투 2개를 모두 넣었다.

KGC는 마지막까지 저력을 발휘했다. 사익스의 3점포 3방, 전성현의 3점포로 2점차까지 다가섰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응집력이 부족했다. 오리온은 88-86으로 앞선 마지막 공격서 헤인즈가 공격 실패 후 천금의 공격리바운드를 잡았다. 자유투 1개를 넣어 승부를 갈랐다. 이후 사익스의 마지막 공격을 정상적으로 견제하면서 승리를 쟁취했다.

KGC는 초반 느슨했으나 경기 막판 내, 외곽이 동시에 터졌다. 역시 오리온은 KGC의 내, 외곽 시스템이 부담스럽다. 그러나 오리온도 나름대로 효과적으로 대처했고, 경기 막판 노련한 운영으로 승수를 따냈다. 2위 삼성에 0.5경기, 선두 KGC에 1경기 차로 접근하면서 정규시즌 대역전 우승 희망을 이어갔다.

[오리온 선수들.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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