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 종영②] 박서준이 끌고, 박형식이 밀고! (ft.이광수)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박서준과 박형식의 진가를 재확인 할 수 있는 ‘화랑’이었다.

21일 밤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화랑(花郞)’(극본 박은영 연출 윤성식) 마지막회는 삼맥종(박형식)이 선우(박서준)의 도움을 받아 왕좌를 지키고 선우와 아로(고아라)가 혼인을 약조하는 이야기로 끝을 맺었다.

완성도를 두고 말이 많았던 ‘화랑’을 이끌어 온 것은 배우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박서준과 박형식을 짚고 넘어갈 만하다.

박서준은 ‘화랑’에서 무명이자 선우 역을 맡았다. 천인촌에서 무명으로 불렀던 이름 없던 그가 친구의 이름을 대신 받게 되며 선우가 됐다. 이번 드라마에서 박서준은 초반 이광수와의 절친한 브로맨스부터 그를 잃었을 때의 상실감, 아로 역 고아라와의 로맨스, 삼맥종 박형식과의 우정 및 대립까지 다양한 감정들을 극 속에 녹여냈다.

사실 박서준은 ‘화랑’ 초반 기대만큼의 압도적 존재감을 발산하지 못했다. 삼맥종이라는 캐릭터가 매력적이었던 데다 이 인물을 연기한 박형식의 싱크로율이 높았던 탓에 박형식이 더 돋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동안 탄탄히 다져온 연기 내공은 배신하지 않았다. 시청자들에게 답답하다는 평을 불러 일으켰던 선우임에도,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혹평이 일던 가운데 감정선을 자유자재로 주무르며 20회를 이끌어가는 힘을 발휘했다. 후반부로 갈수록 박서준의 연기력과 존재감이 무르익었다. 액션 연기도 빼 놓을 수 없었다. 목 부상에도 투혼을 발휘한 그의 액션신들은 ‘화랑’의 화려함과 역동성을 책임지는데 큰 몫을 했다.

박서준과 양대 산맥을 이뤘던 인물이 바로 박형식. 이번이 사극 첫 도전임에도 진흥왕인 삼맥종 역을 훌륭히 소화해내며 배우로서 입지를 더욱 단단히 다졌다. 삼맥종은 상처를 지닌 비운의 인물. 어머니의 섭정 아래 얼굴 없는 왕으로 살아야했고, 자신 때문에 누군가가 죽음을 맞이하는 일들을 바라봐야 했으며, 선우가 스스로 왕이라 말했을 때도 이를 지켜봐야만 했다. 박형식은 이런 삼맥종은 연민어리면서도 매력적으로 그려내 ‘박형식의 재발견’이라는 평을 받았다.

고아라와의 로맨스도 여심을 저격한 부분. 극 중 연인의 연은 박서준과 고아라에게 허락됐지만, 고아라를 향한 일편단심 순애보가 안방극장 여심을 술렁이게 했다. 고아라와 있을 때, 박서준을 비롯해 다른 화랑들과 있을 때 달리한 연기의 결은, 박형식의 연기력을 새삼 재확인 시켰다. 고아라와 있을 때만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얼굴들을 보여줬는데, 극과 극의 모습임에도 자연스레 녹아들어 물 오른 그의 연기력을 실감케 했다.

이광수도 빼 놓을 수 없다. 특별출연인 이광수는 ‘화랑’이 1~2회 동안 진중함과 유쾌함을 오가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이다.

이광수가 연기한 막문은 이야기의 시발점. 이에 그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었다. 이광수는 천진한 장난기 넘치는 모습부터 비극적 죽음을 맞는 모습까지, 시선을 붙잡은 채 놔주지 않았고 시청자들이 무명이 선우가 되기로 결심하는 과정에 감정 이입하도록 만들었다. 초반 ‘화랑’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빼앗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주연배우만큼이나 중요했던 인물이 바로 ‘배우 이광수’였다.

[박서준, 박형식, 이광수(왼쪽부터). 사진 = 화랑문화산업전문회사, 오보이 프로젝트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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