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러프, 삼성 중심타선의 상호보완 관계

[마이데일리 = 일본 오키나와 장은상 기자] 새로 갖춰진 삼성의 중심타선 무게가 만만치 않다. 더불어 상호보완관계에 놓인 중심타선의 호환성도 가히 지켜볼 만하다.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13일부터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구장에서 2차 해외 전지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괌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친 선수단은 ‘야구의 나라’ 오키나와로 본진을 옮겨 막판 컨디션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전력의 마지막 퍼즐이었던 외국인타자 다린 러프(31)까지 오키나와 훈련에 합류하면서 삼성은 시즌 전력 구성을 거의 마쳤다.

흥미로운 것은 역시 현역 메이저리그 출신 러프의 합류. 총액 110만 달러에 푸른 유니폼을 입은 러프는 사자군단의 1루수 겸 4번타자 역할을 소화할 예정이다.

메이저리그서 두 번이나 한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러프에게 삼성이 기대하는 바는 매우 크다. 매 시즌 100타점 이상을 기록했던 최형우(KIA 타이거즈)의 빈자리를 무난히 메우길 바라고 있고, 전 시즌 겪었던 외국인타자 악몽까지도 지워주길 원하고 있다.

한국무대를 처음으로 경험하는 러프로서는 심히 부담감을 느낄만한 상황. 그러나 그 부담감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만 있다면 러프의 삼성 타선 정착은 생각보다 쉽게 풀릴 수 있다.

키는 역시 중심타선에서 중장거리 타자로 같이 호흡을 맞출 이승엽. 불혹이 넘은 나이에도 홈런타자로서 제 몫을 다하고 있는 그는 러프의 짐을 나눠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자원이다.

러프가 4번타자와 1루수 역할을 시즌 내내 맡을 수 있다면 삼성에게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그러나 생각지 못 한 변수들은 시즌을 치르다 보면 언제든 나오기 마련이다. 이승엽은 공수에서 러프의 부담을 덜 수 있는 자원이다.

우선 1루수 수비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다는 점이 러프에게 호재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승엽은 “1루수 출전을 계속 준비하고 있다. 아직도 내가 할 수 있다는 것을 팬들에게 보이고 싶다”라고 말해 올 시즌 수비 출전 의지를 불태웠다.

공격에서는 역시 장타 능력을 뒷받침 해줄 수 있다는 것. 러프 혼자에게만 가중 될 수 있는 장타 부담감을 이승엽이 5번 자리에서 충분히 나눌 수 있다. 더불어 장타 경쟁까지 서로 펼친다면 삼성 타선이 갖출 무게감은 꽤나 무겁다.

이승엽과 러프의 역할이 벌써부터 확정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갖춰진 전력에서 생각할 수 있는 기대효과는 분명 크다. 새로운 중심타선으로 무장한 삼성의 올 시즌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이승엽(첫 번째 왼쪽, 두 번째), 다린 러프(첫 번째 오른쪽). 사진 = 일본 오키나와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장은상 기자 silverup@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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