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 '역적' 이로운 "명품연기 김상중 선생님처럼 되고파요"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아부지! 올 때 떡 사다 주시시오! 꿀엿도 사다 주시시오!"

MBC 사극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의 어린 홍길동 역 이로운(8)에게 "그 연기 참 감동적이더라" 했더니 즉석에서 구수한 사투리로 연기를 뽑아낸다. 떠나는 아버지의 뒷모습에 눈물 쏟은 꼬마 길동 때문에 시청자들도 울었다.

'역적'이 단 2회만에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홍길동 이로운과 길동의 아버지 아모개 역 배우 김상중(52)의 열연 덕이다. 이로운은 4회까지 나올 예정이다. 촬영은 이미 다 마쳤다.

"좋은 추억 남겼는데, 엄청 슬펐어요. 정이라는 게 있잖아요. 많이 들면 좋은데요, 떠날 때는 안 좋은 것 같아요."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이 된 이로운은 실제로는 오므라이스를 제일 좋아하고, 매운 음식은 잘 못 먹는다는 영락없는 요즘 사내아이다. 그래도 마지막 촬영 후 "슬펐지만 마음 속으로 눈물 났어요. 겉으로는 울면 안 되니까요" 하는 게, 제법 어른스러운 생각이 홍길동답다.

홍길동 역 경쟁률은 수백 대 일이었다. 최종 면접만 네 번을 거친 끝에 이로운이 낙점됐다.

최종 면접 때 "가슴이 쿵쾅쿵쾅 했어요"라며 해맑게 웃으면서도, '연기 잘했다'는 사람들 칭찬에 도리어 "제가 본방사수 했지만요, 고쳐야 될 점이 많아요"라고 말하는 걸 보면 길동 역에 뽑힌 이유가 있었다.

금옥(신은정)이 가진 자들의 횡포와 유린으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을 때에는 남편 아모개와 아들 길동이 서러움과 분통함에 오열했다. '죽음의 상실감'을 이해하기 어려웠을 꼬마 배우가 홍길동의 아픔을 받아들이며 떠올린 건 강아지였다. 구정 하루 전날 하늘나라로 떠난 강아지다.

"이름이 망아지였어요. 뭘 먹여도 안 먹고 계속 누워 있더라고요. 전 그냥 저번 달에 아팠을 때처럼 똑같다고 생각했는데요, 그렇게 심할 줄 몰랐어요."

강아지 얘기만 꺼냈는데도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1년 전 침대에서 강아지가 떨어졌던 게 아직도 못내 마음에 걸린다는 아이다.

'역적'의 인기 비결은 분명하다. 이제 갓 시작한 이로운의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연기와 수십 년을 훌쩍 넘은 베테랑 김상중의 연기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이다.

김상중은 이로운에게 "촬영장은 놀러 오는 데가 아니란다"고 의미 있는 조언을 했다. 고개를 끄덕인 이 꼬마의 꿈이 바로 곁에서 본 아버지이자 스승 김상중이다.

"진짜 제가 100년 동안 따라가도 아주 조금 밖에 못 따라갈 것 같아요. 연기력이 명품이세요! 저도 지금보다 100배 더 멋진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아부지 아모개 선생님처럼 되고 싶어요!"

▲ 이로운. 2009년 9월 16일생. 한 놀이공원에서 길거리 캐스팅된 인연으로 연예계 입문했다. 2015년 KBS 2TV '다 잘될 거야'를 시작으로 SBS '내 사위의 여자', MBC '아름다운 당신', 영화 '아들에게 가는 길' 등의 작품에서 크고 작은 역할을 맡았다.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에서 어린 홍길동으로 분해 기대 이상 호연하며 주목 받았다. 지금은 손보승, 이민호 등이 소속된 아역 전문 기획사 학엔터테인먼트에서 연기력을 갈고 닦는 중이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후너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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