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가 말하는 냉정한 현실, 그리고 굳은 각오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고동현 기자] "힘겨운 도전을 해야 한다는 것은 맞지만 도전할 준비는 돼 있다"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가 2일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 플로리다로 출국했다. 그는 소속팀의 스프링캠프지인 플로리다 포트마이어스에서 개인 훈련을 진행한 뒤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KBO리그에서 4년 연속 홈런왕과 타점왕에 올랐던 박병호는 힘겨운 2016년을 보냈다. 미네소타의 많은 관심 속에 빅리그에 입성했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시즌 초반에는 많은 장타를 날리기도 했지만 컨택에 어려움을 겪으며 타율은 나날이 떨어졌다.

결국 마이너리그로 향한 박병호는 손가락 부상까지 겹치며 수술로 시즌을 일찍 마감했다.

올시즌을 앞두고 주변 환경도 좋지 않다. 구단 수뇌부가 바뀐 것. 박병호를 영입했던 테리 라이언 단장이 경질되고 텍사스 레인저스 부단장 출신인 테드 레빈이 새 단장으로 부임했다.

박병호는 출국에 앞서 이 부분을 담담히 언급했다. 박병호는 "올해는 작년보다 입지가 좁을 것 같다"며 "같은 도전이지만 힘겨운 도전이 될 것 같다"고 냉정히 분석했다.

힘겨운 도전이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수뇌부와 선수 구성 중 어떤 것인지에 대한 물음에는 "두 가지 다 인 것 같다"며 "작년에는 많은 기대도 받고 기회도 주어졌는데 그런 점에서 단장이 바뀐 것이 영향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나 대신 올라와서 뛰던 바르가스가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에 경쟁을 다시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1990년생 스위치 히터인 케니스 바르가스는 지난 시즌 중후반부터 박병호의 자리를 꿰찼다. 47경기에서 타율은 .230에 그쳤지만 홈런 10개를 때리며 장타력을 과시했다. 때문에 올시즌을 앞두고 'USA투데이'에서 예상한 미네소타 예상 라이업의 주전 지명타자 역시 박병호가 아닌 바르가스였다.

하지만 그대로 주저 앉을 수는 없다. 그는 "힘겨운 도전을 해야 한다는 것은 맞지만 도전할 준비는 돼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 겨울 동안 타격폼에도 변화를 줬다.

박병호는 올시즌 목표에 대해 "1루수가 됐든 지명타자가 됐든 주전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병호가 녹록지 않은 주변환경들을 모두 이겨내고 지난해 아쉬움을 씻을 수 있을까.

[박병호. 사진=인천공항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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