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승부처: 삼성생명 6연승 원동력, 효율적인 패스게임

[마이데일리 = 부천 김진성 기자] 효율적인 패스게임이 돋보였다.

삼성생명은 4라운드 중반부터 확실히 경기력이 올라왔다. 시즌 초반의 기복이 많이 줄어들었다. 임근배 감독이 두 시즌째 밀어붙이는 리빌딩과 분업 농구가 서서히 자리를 잡고 있다. 19일 KEB하나은행을 완파, 파죽의 6연승을 내달렸다. 3위 하나은행을 2.5경기 차로 밀어내고 2위를 공고히 유지했다.

이날 삼성생명에 인상적인 건 어시스트였다. 삼성생명은 17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1쿼터에만 7개였다. 주도권을 잡은 원동력이었다. 하나은행은 공격 연결과정에서 크고 작은 실수가 잦았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착실히 달아났다.

패스게임이 원활했다. 기본적으로 엘리사 토마스가 패스게임에 능하다. 공격루트가 페넌트레이션으로 제한된 느낌이 있지만, 동료들을 잘 활용한다. 그리고 국내선수들이 효율적으로 공간을 창출하고, 움직이면서 토마스의 패스게임이 더욱 빛난다.

여기에 배혜윤과 박하나의 무리하지 않는 플레이가 돋보였다. 강계리, 토마스 등과 좋은 협력 플레이가 잇따라 나왔다. 하나은행 수비망 사이로 움직이고 다시 받아서 패스를 이어가거나 득점으로 연결했다. 자연스럽게 득점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패스게임의 최대 장점이다.

특히 배혜윤의 어시스트(6개)가 돋보였다. 포스트업 상황서 수비수를 모은 뒤 반대 사이드로 돌아들어가거나 외곽으로 빠져나가는 선수들을 잘 봐줬다. 하나은행이 배혜윤을 의식하면서 토마스 견제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경기 전 임근배 감독은 "혜윤이는 어시스트 패스 능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나 이 정도만으로도 삼성생명으로선 대만족이다.

삼성생명은 6연승 과정에서 강계리, 박하나, 고아라, 배혜윤 토마스로 이어지는 주전라인업이 점점 힘을 발휘하고 있다. 박소영, 최희진, 김한별, 허윤자 등이 뒤를 받치면서 개개인의 분업과 리빌딩이 동시에 제 궤도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팀 농구의 효율성을 점점 끌어올리고 있다. 임 감독도 "잘 안 될 때도 있지만, 그래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라고 했다.

이런 효율적인 패스게임은 2~3라운드에 KEB하나은행이 잘 했다. 그러나 4라운드 이후 하나은행은 그 장점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이환우 감독대행은 "올스타브레이크에 공격과 수비에 조금씩 변화를 줬다"라고 했다. 하지만, 브레이크 이후 첫 경기서 효과는 없었다. 확실히 최근 하나은행은 세트오펜스가 힘겹다. 선수구성상 위기에서 팀 중심을 잡아줄 구심점이 보이지 않는 것도 뼈아프다.

삼성생명은 2위 다툼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아직 적지 않은 경기가 남았지만, 5라운드 중반에 2.5경기 차이는 결코 작지 않다. 반면 4연패에 빠진 하나은행은 2위를 지키지 못하고 추락 중이다. KDB생명, 신한은행 등과 치열한 3위 다툼을 펼쳐야 할 처지로 내몰렸다.

[삼성생명 선수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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