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묵은 '사임당', 한한령 딛고 '대장금' 잇는 新 한류 될까 (종합)

[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대장금'을 잇는 한류 드라마가 탄생할까.

17일 오후 2시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새 수목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극본 박은령 연출 윤상호, 이하 '사임당')의 작가 박은령과 윤상호PD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사임당'은 한국미술사를 전공한 시간강사 서지윤(이영애)이 이태리에서 우연히 발견한 사임당(이영애) 일기에 얽힌 비밀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풀어내는 퓨전사극이다. 일기 속에 숨겨진 천재화가 사임당의 불꽃같은 삶과 '조선판 개츠비' 이겸(송승헌)과의 불멸의 인연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아름답게 그려냈다.

이번 작품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시점인데,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tvN '도깨비' 등과 비슷한 점이 있다. 이와 관련해 박 작가는 "완전한 타임슬립물이라 보기엔 이야기가 다르다"면서 "영화 '인터스텔라'와 뫼비우스의 띠에 영감을 받았다. 과거와 현재에 엇갈린 뫼비우스의 띠를 생각해 보자 싶었다"고 '사임당'을 쓰게 된 배경을 전했다.

2014년부터 구상됐고, 2015년 가을께부터 촬영을 시작한 '사임당'은 약 3년 이상 빛을 보지 못했다. 당초 중국 및 아시아 동시 방영을 염두에 두고 제작됐던 '사임당'은 최근 불거진 한한령으로 인해 방영 시기가 늦어진 감이 있다. 이에 대해 박 작가와 윤PD 등은 안타까운 마음이다.

윤PD는 "'사임당'은 대한민국의 자긍심을 위한 좋은 드라마를 만드는 게 우선"이라면서도 "한한령 이전에 한중 관계가 매우 좋았다. 갑작스런 정치적 이슈 때문에 관계가 차갑게 돌변했는데, 아직도 심의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당장 다음주에라도 심의가 떨어지면 중국 동시 방송이 진행될 것이지만, 두고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주연 배우 이영애와 송승헌에 대해서는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이영애는 MBC 드라마 '대장금'(2003) 이후 약 14년 만에 브라운관 컴백이라 기대감이 높다.

박 작가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이영애를 보고 싶었다. 본인도 현대극에 대한 욕망이 있어서 함께 하게 됐다"라며 "조근조근 이야기 하는데 결국엔 이기는 이영애의 성품 그 자체가 사임당과 닮았다. 더 이상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PD는 "촬영 여정이 길고 고돼서 굉장히 힘들었는데, 하루 하루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는 이영애가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송승헌에 대해선 "역시 남자는 마흔이 넘어야 하는 거 같다"라며 "잘 생긴 남자 배우를 보고 흔들리지 않은 편인데, 눈을 보면서 '눈 속에 별에 있네요?' 했다. 정말 반짝반짝 하더라. 그 동안 송승헌을 보면서 느끼하다고 했던 것들이 지금은 무르익어서 멋있게 나온다"라고 미소 지었다. 윤PD는 "'사임당'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만들다 보니 남자 배우들이 많이 부담스러워 했다. 승헌 씨도 꽤 오랜 시간을 고민하고 결정했다. 꽃미남 한류 배우 이상의 중후한 모습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총 투입된 200억의 예산에 대해서 윤 감독은 "200억원을 풍족하게 쓴 것 같지는 않다"며 "사전제작으로 좋은 제작시스템을 구축했다. '사임당'을 통해서 스태프들에게 훌륭한 복지를 제공하면서 촬영 됐다는 것을 자신감 넘치게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작가는 '사임당'이란 작품 자체에 대해 깊은 고증을 거쳤고, 큰 애착을 가지고 있었다. "결국엔 조선시대 워킹망의 이야기"라고 강조하며 "조선 최고 천재인 율곡의 엄마이고, 오만원권의 주인공이라 알려 있지만, 당대에는 결코 율곡 엄마로 불리지 않았다. 화가 신씨로 불렸고, 산수화로 엄청 났다"라 소개했다. 이어 "훈장질 하는 드라마 아니다. 그 당시에도 현대의 워킹맘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걸 공유하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윤PD는 "그림을 그릴 때 붓 터치와 한복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해서 찍었다"라며 "그 한국 고유의 아름다움이 이 작품의 자부심이라고 감히 말씀 드릴 수 있을 거 같다"라며 기대감을 높였다.

오는 26일 밤 10시 방송.

[사진 = SBS 제공]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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