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결산①] "UP 이병헌 & DOWN 김민희"…영화계 희비교차의 순간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2016년 병신년(丙申年), 어떤 스타는 별빛이 유난히도 반짝거렸다면 그 순간 레드라이트를 켠 이도 있었다. 이처럼 올 한해 영화계에서 희비가 엇갈린 스타들을 살펴봤다.

◆ 사생활 논란에도 ↑UP 이병헌 & ↓DOWN 김민희

사생활 논란 이후 극과 극 행보를 걷고 있는 남녀 배우가 있다. 바로 승승장구 중인 이병헌과 자취를 감춘 김민희.

이병헌은 지난해 50억 협박사건, 불륜 등의 사생활 논란에 휘말리면서 활동에 적신호가 켜졌었다. 지난 1991년 데뷔 이래 가장 큰 위기에 봉착, 재개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였으나 결국 연기력으로 논란을 잠식시켰다. 그동안 그가 쌓아온 연기 내공은 생각보다 훨씬 막강했다. 돌아선 팬들의 마음마저 움직이게 만들었으니 말 다했다. 속된 말로 "연기력으로 깔 게 없다"는 평이 쏟아졌다.

인생 캐릭터 '내부자들'의 안상구를 만난 뒤 올해 스크린에서 훨훨 날았다. 할리우드 영화 '매그니피센트7'에서 주연으로, '밀정' 특별출연에 오는 21일 '마스터' 개봉까지 앞두고 있다.

남우주연상 트로피도 휩쓸었다. '내부자들'로 제36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제25회 부일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게다가 데뷔 25년 만에 첫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도 의문의 여성과 또 한 번 논란의 중심에 섰지만 해프닝으로 일단락됐다. 얼마 전 홍콩에서 열린 '2016 MAMA' 시상식 뒷풀이 자리에서 아내 이민정을 옆에 두고 한 여성과 진한 스킨십을 나눠 논란이 야기된 것. 이병헌 측은 "이민정도 아는 가족 같은 외국인 지인이다"고 일축했다. 벌써 두 번째 사생활 스캔들이다. 지금이야 '내부자들' 성공 파워로 광폭 행보에 별다른 영향이 되지는 않았지만 아슬아슬하다. 이 UP 기운을 계속해서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반면 김민희는 스캔들이 터진 뒤 비난의 화살을 막지 못하고 활동을 중단했다. 그는 올해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에서 물오른 연기력을 과시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작품을 거듭할수록 업그레이드 되는 연기력에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었으나 홍상수 감독과 치명적인 불륜설에 휩싸였고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이병헌과 마찬가지로 올해 청룡영화상에서 첫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지만 논란은 더욱 거세져만 가고 있는 상황. 평단과 더불어 대중의 마음까지 잡기엔 역부족이었다. 모락모락 피어오른 복귀설에 대중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 '삼시세끼' 겸상했지만 흥행은?↑UP 유해진 & ↓DOWN 차승원

유해진과 차승원, 연예계 대표적인 찰떡 콤비다. '주유소 습격사건'에서 단역 출연을 시작으로 주조연으로 올라가는 길을 함께 밟아왔다. '신라의 달밤', '라이터를 켜라', '광복절 특사', '혈의 누', '국경의 남쪽', '이장과 군수', '아들'까지 다수의 작품에서 호흡을 맞췄다.

스크린을 넘어 예능까지 함께 점령했다. '삼시세끼'에서 마치 부부 같은 포스를 풍기며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런 유해진과 차승원의 희비가 올해 크게 엇갈렸다. '삼시세끼' 새 시즌 이후 각각 선보인 영화 '럭키' '고산자, 대동여지도'의 흥행 성적표는 너무도 달랐다.

차승원은 강우석 감독과 120억 대작 '고산자, 대동여지도'를 야심 차게 내놓았지만 100만 관객을 채 넘기지 못하고 퇴장했다. 손익분기점인 약 320만 명에 크게 못 미쳤다.

반면 유해진은 '럭키'로 흥행 대박을 쳤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제작비 60억 원에 손익분기점 170만인 중예산 영화로, 캐스팅 역시 유해진에 이준, 임지연, 조윤희 등으로 티켓 파워를 가진 이는 없었다.

하지만 입소문 열풍을 타고 무려 700만 관객에 육박하는 최종 스코어를 거뒀다. 제목 따라 행운이 터졌다. 유해진은 이 작품으로 흥행력을 겸비한 원톱 배우로 우뚝 섰다. 주로 맛깔나는 감초 역할을 도맡아왔는데 이제는 '럭키'를 기점으로 타이틀롤 자리에서의 활약을 예고했다.

이는 단연 유해진이 이뤄낸 성과였다. '삼시세끼'에서 쌓은 옆집 아저씨 같은 친근한 이미지가 영화로까지 이어졌고 특유의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가 더해져 관객들의 취향을 정조준한 것이다.

◆ 괴물 신예, 그리고 그 후? ↑UP 김고은 & ↓DOWN 박소담

김고은과 박소담은 연예계 대표 닮은꼴로 꼽힌다. 기품 있는 동양의 미가 돋보이는 외모를 소유했다. 비슷한 비주얼만큼이나 그간 보여준 활약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각각 '은교', '검은 사제들'에서 파격 열연으로 주목받았다. 대중에게 강렬한 한 방을 날린 뒤엔 다소 주춤한 행보를 걸은 것까지 비슷하다.

올해 스크린에서 브라운관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지만 두 사람 모두 뜻밖의 논란에 휩싸이며 몸살을 앓았다. 김고은은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으로 캐스팅, 박소담은 '뷰티풀 마인드'로 연기력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후 김고은과 박소담은 나란히 케이블채널 tvN에서 드라마를 선보였다. 김고은은 '도깨비'로 그간의 부진과 캐스팅 논란을 말끔히 벗는데 성공, 폭발적 사랑을 받고 있다. 반면 박소담은 '뷰티풀 마인드'에 이어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 역시 시청자들에게 외면받았다.

◆ 말 한마디에 ↑UP 정우성 & ↓DOWN 김윤석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고 하지 않던가. 정우성과 김윤석은 2016년 어지러운 시국 속 소신 발언으로 큰 이슈를 몰았었다. 특히 정우성은 영화 '아수라'의 흥행 부진을 잊게 만들 정도였다. 그의 올곧은 신념은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앞서 정우성은 자신이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는 사실을 접하자 "하고 싶은 말은 하면서 사는 게 제일 좋잖아요. 자유롭게 표현하면서 살아야 되는 거죠. 블랙리스트, 그들이 만든 것이지 신경 쓰지 마세요. 우리는 그냥 우리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하는 거니까,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고 밝혔다.

이후 '아수라' 무대인사에서는 영화 속 장면을 패러디해 "박근혜 앞으로 나와!"라고 외쳐 화제를 모았다.

지난 2일 열린 제17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 수상 소감도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요즘 청춘이 열정이 없다고들 하는데 기성세대가 그렇게 길들였기 때문이라 생각한다"라며 "배우로서, 영화인으로서, 선배로서 할 수 있는 사회의식을 계속 제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윤석은 영화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한 인터넷 방송에서 세월호 관련 발언으로 네티즌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당시 그는 "만약 영화처럼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면 2014년 4월 16일로 떠나고 싶다. 가서 그 배를 타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이내 말실수로 역풍을 맞았다. 그는 역시 홍보차 출연한 인터넷 생방송에서 하트 수 공약으로 "여배우 무릎에 덮은 담요를 내려주겠다"고 말해 성희롱 논란을 샀다. 그동안 소신 있는 발언으로 훈훈함을 전한 그였기에 더 큰 실망감을 안겼다. 결국 그는 시사회장에서 이에 대해 공개사과했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영화 '럭키' 포스터]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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