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잃은 kt, FA 시장 빈손으로 물러나나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큰 손’이 되겠다고 공언한 kt 위즈의 스토브리그가 조용하기만 하다.

kt스포츠 김준교 사장이 지난달 30일 돌연 사임 의사를 밝혔다. kt 관계자에 따르면 김 사장은 고혈압으로 인해 지난주 닷새 가량 병원에 입원했었다. 절대적인 안정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소견이 나왔고, 김 사장은 kt그룹 쪽에 사의를 표명했다. 그룹 측은 최근 사표를 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kt는 지난 2015년 1군 진입 후 2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낯선 1군 무대, 어린 선수들 위주의 구성 등 신생팀으로서의 한계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소극적인 투자가 아쉬웠던 지난 2년이었다.

김 사장은 지난 10월 김진욱 감독을 선임하면서 전폭적인 투자를 약속했었다. 김 감독도 “사장님의 마인드를 보고 함께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며 프런트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그러나 그렇게 함께 하기로 했던 김 사장이 돌연 사표를 냈다. 더불어, 그룹까지 최근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되며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전력을 보강해야할 스토브리그에서 악재를 만난 kt다.

우선은 지난 11월 11일부터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이 개장됐지만 한 달이 가깝도록 아무런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김 감독은 구단 측에 1, 3루수 및 선발 자원 보강을 요청했으나 kt행이 점쳐지던 준척급 선수들이 속속들이 계약을 마쳤다. 우규민, 이원석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제 남은 선택지는 사실상 황재균, 양현종, 차우찬 등 해외 진출을 노리는 대어들과 이현승, 정성훈, 용덕한 등 원소속팀 잔류가 예상되는 베테랑들뿐이다. 심지어 ‘집토끼’ 이진영과의 계약도 아직 성사되지 못했다. 적극적인 투자로 신임감독에게 힘을 실어주는 삼성과는 대조되는 행보다.

물론 kt는 조범현 전 감독의 지휘 아래 2년 간 경험을 쌓으면서 한층 성장했다. 그러나 형님구단들에 비하면 선수층은 턱없이 얇다. 결국 단기적으로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내기 위해선 투자가 해답이 될 수밖에 없다.

수장의 사임, 그룹 문제 등으로 혼란을 겪은 사이 선택지는 그만큼 줄어들었다. ‘큰 손’이 되겠다고 공언한 kt가 빈손으로 시장을 떠나게 될 위기에 놓였다. kt는 새로운 사장이 선임될 때까지 당분간 임종택 신임단장 체제로 운영된다.

[(왼쪽부터)임종택 단장-김진욱 감독-김준교 전 사장-박경수. 사진 = kt 위즈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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