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③] 문정희 "시국과 맞닿은 '판도라', 참여 기쁘다"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영화 '판도라'(감독 박정우 제작 CAC엔터테인먼트 배급 NEW)는 '그런 이야기가 어디있어?' 라는 판타지적인 생각으로 여기기 시작했다가 현 상황과 딱 맞아떨어지는 불안감과 공포, 경각심으로 끝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에도 가까운 나라에서 일어난 일이었지만 국내 정부에서 큰 대책이 없는 것을 본 박정우 감독이 만든 작품이자 제작 시작부터 4년 후가 흐른 현재, 시국을 예견했다는 평과 그로 인한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150억원이라는 큰 자본의 작품인데 12월에 개봉할 거라고 생각하지는 못했어요. 개봉일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해요. 지금도 광화문에 많은 분들이 가계셔서요. 저도 얼마 전에 다녀왔는데 거기 모인 전국의 수 백만 명 중 하나로 나간 거였어요. 저 뿐만 아니라 오죽했으면이라는 마음이기 때문에 뭔가 힘을 더 보태는 것이 티가 나지 않아도 국민의 마음으로 했던 거였어요. 이 시점에 우리 영화가 개봉한다는 것이 묘하게 맞아떨어지는 것 같아요."

문정희는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가장 크게 충격적인 일에 대해 '세월호'라고 말했다. 특히 '판도라' 촬영 중이었던 2014년 4월 일어난 일에 대해, 문정희는 잠시 생각하며 적막이 흐르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문정희는 '판도라' 제작보고회 당시 노란 리본을 옷에 달고 오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제가 리본을 가져 와서 김대명, 강신일 선배님과 하게 됐어요. 안달았던 배우들도 그런 생각을 안했던 건 아니에요. 그런 자리를 빌어서 하는 것이 정말 조심스럽죠. 배우가 공인일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요. 그래도 공인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한 분이라고 있을 수 있으니까 조심스러운 것 같아요. 주제적인 면에서 지금의 시국과 닿은 점도 있고 이런 작품에 참여 했다는 것 자체가 기뻐요."

문정희는 박정우 감독과 '바람의 전설'을 시작으로 '쏜다', '연가시'에 이어 '판도라'까지 네 작품째 함께 하고 있다. 박정우 감독의 스타일에 대해 질문하자 "결국 감독님의 특화된 것들이 '뻥' 터진 것이 재난 영화일 줄 몰랐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감독님이 정치 풍자, 사회와 관련된 코드는 모든 작품마다 있었어요. 그게 오히려 마음에 들었어요. 제가 사회적인 활동을 한 것은 아니지만 도리어 작품을 통해 그런 것들이 들어간 코드를 선호한 것 같아요. 감독님의 그런 라인들과 맞았는데 우연히 계속 하게 됐어요. '바람의 전설', '쏜다'도 사회적으로 담고 있는 코드도 좋았고 '연가시', '판도라'는 정부의 안일한 태도가 담겨있어요. 예언이 아닌데 이렇게 돼버린 현실, 4년 전에는 이렇게 지진이 크게 일어나고 원자력 발전소가 이렇게까지 문제가 된다는 것은 와닿지 않았거든요."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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