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의 불꽃 욕망"…김하늘X유인영, 문제적 '여교사'들 그 이상 (종합)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김하늘과 유인영이 다가오는 2017년 새해 영화 '여교사'라는 문제작의 탄생을 알렸다.

2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CGV에서는 영화 '여교사'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방송인 박지윤의 진행 아래 김태용 감독과 출연 배우 김하늘, 유인영 이원근 등이 작품과 관련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여교사'는 다 가진 이사장 딸 혜영(유인영)을 향한 계약직 여교사 효주(김하늘)의 질투심이 치솟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효주는 자기 차례인 정교사 자리를 치고 들어온 혜영에게 빼앗길 위기에 처한다. 그러던 중 혜영과 자신이 눈 여겨 보던 남학생 재하(이원근)의 관계를 알게 되고, 이길 수 있는 패를 쥐었다는 생각에 혜영에게서 단 하나를 뺏으려 한다.

더불어 '여교사'는 계약직과 정규직 사이의 부당한 처우, 최근 우리 사회에서 회자되는 흙수저와 금수저의 현실 문제까지 건드린다.

김태용 감독은 "질투 그 이상의 문제작이다"라며 "내가 평소 생존을 위해 뭔가를 포기하고 사는 사람들에 대해 관심이 많다. 효주가 그런 인물이다. 생존을 위해 자존감, 욕망을 포기한 계약직 여교사다. 비선실세로 불리는 이사장 딸 효주를 향한 질투심 등의 감정을 심도 깊게 그린 작품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딱 '여자'라기 보다는 30대 인물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라며 "'여교사'는 이야기가 아닌 효주라는 한 인물의 감정에서 시작됐다. 사람이 가진 열등감이 어느 정도의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을까에 대한 궁금증이 효주 캐릭터를 만들었다. 친구들 중에 학벌, 집안 좋고 성격까지 미워할 수 없는 친구가 한 명 있었다. 이 친구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뭐가 있을까, 내가 뺏을 수 있는 단 하나는 뭘까라는 질문에서 영화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김하늘은 극 중 효주 캐릭터를 맡아 질투와 모멸감, 열등감을 넘어선 들끓는 감정 변화를 세밀하게 표현했다. 미묘한 감정 변화조차 놓치지 않는 열연으로 필모그래피에 방점을 찍을 예정이다.

김하늘은 "효주 캐릭터는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역할이라 생각했다. 여자들은 다른 여자가 자기보다 젊고 예쁜 것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느냐. 이런 감정을 조금 과장되게 표현하면 질투심인 것 같다. 그래서 공감이 많이 됐다"고 전했다.

유인영은 '여교사'에서 정규직 신입 여교사 혜영 역을 맡았다. 밝고 청량감 가득한 신임 여교사로 분해 색다른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부족함 없이 자란 학교 이사장 딸로 정교사로 부임 후 남학생 재하와의 관계를 효주에게 들키게 된 뒤 처음으로 간절하고 아쉬운 것이 생긴다. 이후 서서히 변해가는 혼란스러운 내면을 현실감 넘치는 연기로 그려냈다.

김태용 감독은 두 여배우를 캐스팅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배우의 기존 이미지를 뒤집는 파격 캐스팅을 생각했다. 김하늘 선배를 '마더' 속 김혜자 선배처럼, 어두운 면모를 끄집어내고 싶었다. 감독으로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라며 "유인영의 경우 도시적인 악역 이미지가 강한데 실제로는 성격이 둥글둥글하다. 이런 인간성을 악역 캐릭터에 녹아낸다면 재밌는 캐릭터가 탄생될 거라고 봤다"고 전했다.

이어 이원근은 선배 김하늘, 유인영과 호흡을 맞춘 소감을 밝혔다. 그는 "김하늘 선배는 아름다움이 섞인 아우라가 있다. 처음 뵀을 때 다가갈 수 없는 포스를 느꼈다. 반면 유인영 선배는 성격이 둥글둥글하고 재밌는 분이었다. 덕분에 편하게 촬영에 임할 수 있었다"고 얘기했다.

이원근은 극 중 무용특기생 재하 역할을 맡았다. 순수하고 꾸밈없는 모습으로 두 여교사 사이에 머무르는 캐릭터를 소화한다. 김하늘, 유인영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관계를 이어가며 알 수 없는 속내를 드러낸다.

김태용 감독은 "이원근이 평소 과소평가를 받고 있다고 생각했다. 폭넓은 능력을 가진 친구라 생각해 한 번 만들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고 깊은 신뢰감을 전했다.

끝으로 김하늘은 "여자 배우로서 연기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게 굉장히 많은 캐릭터라 감독님께 감사하기도 했다"라며 "그만큼 내가 잘 표현해서 좋은 호응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유인영은 "아무래도 요즘 남성 위주 영화가 많다 보니 여배우가 연기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캐릭터가 많지 않다. 여자 영화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우리 영화로 인해 조금이나마 여자 영화가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고 얘기했다.

'여교사'는 내년 1월 개봉 예정이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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